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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박사 손형우의 아트 에세이] 스마트폰의 기록과 감시

 

우리는 감시와 기록, 그 경계에 살고 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혹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무신경 속에 살고 있다.

만약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면,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미디어 문화' 그 경계 안에 진입해 있다.

일상처럼 접하는 스마트폰으로 우리는 기록을 남긴다. 
멋진 사진을 찍어서 자료를 남기고, 아무렇지 않게 웹상에 올린다. 그리고 댓글을 단다. 

모두 기록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셀 수 없는 많은 양들의 기록들이 남겨진다. 
이제 너무 많아서 지울 수 없다. 어디있는지도 모르며, 그 정보량도 감당하기 어렵다.

잊혀진 기록들은 방치된 채로 버려진다. 
그리고 그 기록들은 지워지지 않은 채로 인터넷을 떠도는 유령이 되고, 발목을 잡는 망령이 되기도 한다.

오죽하면 오래된 기록, 잘못된 기록, 바로잡고 싶은 과거 행적을 찾아, 일일이 지워주는 인터넷 직업이 생겼겠는가.

모든 것이 기록되고, 동시에 그 기록은 감시된다.
우리는 도시 일상에서 스마트폰과 각종 미디어 장비로 기록되고, 한편으로 감시된다. 사람들은 점점 기록된다는 것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살아갈 수 있다.

일상을 기록하고, 갖가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기록된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일 수 있다. 오늘날의 최첨단 미디어 장비는 기록과 감시라는 이중적 속성을 가진다.

행복한 사진촬영과 몰래 카메라는 사용자 안에 담겨있다. 자유로운 댓글과 비방은 우리의 마음 안에 남겨진 갈림길인 셈이다.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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