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다른사람 위해 사는 삶 부끄러워"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다른사람 위해 사는 삶 부끄러워"
  • 승인 2018.08.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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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쓴 작가 와카타케 치사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쓴 작가 와카타케 치사코.

"엄마가 '너만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하는 말에 자식들은 오히려 부담감을 느낀다. 모두 그들 각자의 인생이 있다." 소설가 와카타케 치사코(64)는 저서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치사코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클럽에서 열린 장편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책의 전반적인 주제 의식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쓴 계기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납득하면서 살아가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걸 깨닫고 이 같은 테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치사코는 "여성이라고 하는 것은 쭉 어떤 역할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였다고 생각한다. 아내, 어머니, 여자들은 자신의 역할 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날개를 쫙 펴고 싶지만 남편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사회에서도 여자들에게 그런 걸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라고 하는 존재는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이 없고 자유롭게 해방되는 존재다"며 "자기 마음과 뜻대로 살아갈 수 있다. 나는 나를 따른다는 할머니의 철학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한 가지는 '나는 아직 싸울 수 있고 나의 인생은 지금부터'라고 말하는 것을 할머니의 일상, 삶을 쭉 살아오면서 경험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소설을 썼다"고 덧붙였다.

그는 "싸우는 상대는 '나는 안돼, 끝났어'라고 말하는 자기 안에 약한 모습이다. 또 여자를 낮게 바라보는 남성 위주의 사회 속에서 여성이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일본에서는 자신을 억제하며 꿈과 희망 같은 것을 좀 억누르고 살아가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말하고 싶은 것은 말해야 한다. 행동해야 한다'"라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출간된 이 책은 남편을 잃고 자식과 소원해진 74세 모모코 씨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작품. 홀로 남겨진 늙은 여성이 고독과 외로움의 끝에서 눈부신 자유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절절하면서도 통쾌하게 그려냈다. 

치사코는 "고독은 결코 마이너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맞설 수 있고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결코 늙음을 두려워해선 안된다"며 "자식은 자신의 인생이 있고, 손녀 손자 또한 그들의 인생이 있다. 보통 엄마들은 '자식이 최고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정신은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오히려 자녀들에게 부담감과 중압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은 부모가 나를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는 인생과 가치관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며 "부모의 자립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던 치사코는 남편과 사별한 후 큰 슬픔에 빠졌고 한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당시에는 아내로서 남편을 내조하는 일이 인생의 가장 큰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말할 만큼 치사코는 나 자신보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 이후 '나는 나대로 간다' 집필을 완성하며 60대에 자신을 위한 인생 제 2막을 스스로 열어 젖혔다.

이후 치사코는 2017년 제54회 문예상을 사상 최고령인 63세의 나이에 수상하며 소설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8년에는 같은 작품으로 제158회 아쿠타가와상을 차지하는 등,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초등학생때부터 소설가의 꿈을 꿔왔고 쭉 글을 써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쓴 것은 다 유치했고,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의 수준을 써낸건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가 처음이다.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살아가고 싶다는 건 똑같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도 '내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편지를 자주 받곤 하는데 늙은 이후에도 무언가 해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의 의지를 좋아해주고 계신 게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 "남편이 살아있을때는 두 사람이서 함께 사는 것이 행복했지만, 혼자가 되니 혼자서 살아가는 것도 행복하더라"며 "자기 주도권, 결정권이 생기고 내가 원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매일 선택의 순간이 오기 마련인데 자기 결정권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치사코는 혼자서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게 최고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이유도 없고 신경을 빼앗길 일도 없다"며 "나는 소설을 쓰면서 나를 이겨냈다"고 떠올렸다.

끝으로 그는 "어렸을때부터 나는 뭘해도 안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오고나니까 '나에게는 신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행복하다"며 "포기하지 않고 와서 다행이다. 우리 서로 열심히 하자. 아직 싸울 수 있다"고 웃었다.

김정수 기자 ksr86@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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