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 호(The Dmitri Donskoi)
돈스코이 호(The Dmitri Donskoi)
  • 승인 2018.08.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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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폭염으로 최고기온 기록을 연일 갈아치워온 금년여름 초반부터 중반기까지는 미증유의 폭염과 더불어 울릉도에 가라앉아 있는 보물선 발견뉴스가 각종 언론매체들을 달구어 왔다.

신일그룹이라는 회사가 지난 7.17일 113년전 침몰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찾아냈다고 발표하면서 신일그룹의 최대 주주인 '제일제강' 주가가 폭등하다가 급락하자, 금감원이 조사에 들어갔고, 신문사, 방송사별로 '돈스코이'호 특집프로와 해설기사, 뉴스, 사설등을 통해 보물선의 경제적 가치와 그 허구성 여부, 국내법이나 국제법적으로 인양이 실제 가능한지, 소유권과 그 타당성에 대해서 수많은 관련기사가 실렸다.

돈스코이 호(6200톤)

그렇다면, 과연 '돈스코이'호는 어떤 선박일까? 사실, 이 '돈스코이'호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체계적으로 소개를 한 사람은 전 한국해양연구소(KIOST전신)의 소장을 역임했던 송원오 박사였다. 1980년대-1990년대에 걸쳐 송박사는 일본 동경대 도서관과 모스크바 도서관을 수차례 오가며 '돈스코이'호 관련자료를 찾아서 모았고, 심층적으로 내용을 탐색, 분석하여 학술지등에 투고를 하고, 책을 내기도 하였다.

송박사에 의하면, 러시아 해군함정은 전통적으로 역사상 영웅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는 것이 관례였고, '돈스코이'호의 명칭도 타타르족을 물리친 러시아 건국영웅 Dmitri Donskoi 공의 이름을 딴 것이었으며, 첫 번째 '돈스코이'호는 범선 순양함으로 취역 12년만인 1872년 퇴역했으며, 여기서 논하고 있는 장갑순양함 '돈스코이'호는 1885년 건조된후 20년이 지난 1905년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서 자침한 것으로 기록에 나와 있다고 한다.

침몰한 돈스코이 호의 125mm 함포
침몰한 돈스코이 호의 125mm 함포

'돈스코이'호는 비록 선령이 20년이 지난 함정이었지만 38척으로 이루어진 '발틱'함대의 일원으로, 러‧일전쟁이 끝나가던 대마해전에서 러시아의 어느 정예함보다도 혁혁한 전과를 올렸고, 비록 적에게 쫓기는 상황속에서도 전우애를 끝까지 발휘하여 탈출을 시도했고, 적의 끈질긴 항복 권유도 과감히 뿌리치고 저항을 계속 하면서 승조원들을 무사히 울릉도 육지로 상륙시킨후, 일본에게 배를 넘겨줄수 없다고 판단한 함장은 배수판을 열어 고의로 배를 침몰시켰다고 한다.

울릉도 실제지형 및 전체 탐사 개념도
울릉도 실제지형 및 전체 탐사 개념도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돈스코이'호는 보물선으로 알려져서, 150조원으로 추정되는 금화와 금괴 5000여상자(200톤)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보물의 적재여‧부는 미지수이며, 러시아계 미국인 작가 플레샤코프는 그의 저서 '짜르의 마지막함대'의 서문에서 세계 금 총생산량의 1/10이나되는 막대한 양의 황금이 '돈스코이'호에 적재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수도 없을뿐 더러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할수 있는데도, 굳이 그런 엄청난 양의 금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배로 운반하라고 지시 했을리도 없다고 못박고, 한낱 헛소문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돈스코이호 잔해를 유인잠수정 로봇팔로 인양하는 장면
돈스코이 호 잔해를 유인잠수정 로봇팔로 인양하는 장면

중요한 것은, 금번 신일그룹이 발표한 '돈스코이'호의 발견은 새로 찾아낸 것이 아니고, 이미 2003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동아건설의 의뢰를 받아 탐사를 수행하면서 '돈스코이'호 선수부분과 선미부분을 발견하고 인양을 하려다 동아건설측의 사정으로 중단된 것이었고, 금번 신일그룹의 해양탐사 단장으로 활약한 진모씨(전 해군 해난구조대장)가 2003년 당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유해수 박사팀이 주관한 '돈스코이'호 인양추진 프로젝트에서 일시적으로 2-3차례 자문을 한바 있었는데, 그때 간접적으로 획득된 '돈스코이'호 침몰지점의 위치정보와 해양지질, 해양정보등을 KIOST의 허락없이 가지고 신일그룹 탐사팀으로 가서 잠수정을 투입하여 돈스코이 선미쪽을 찾아내고 그 후면부를 촬영하게 된 것이다. 어이없게도 15년전 KIOST가 처음 발견한 동일한 선체를 놓고 자기들이 '돈스코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거짓발표를 한 것이다.

돈스코이 호의 불탄 조타기
돈스코이 호의 불탄 조타기

이제 '돈스코이'호 선체의 존재자체와 위치가 명확히 밝혀졌지만, 경찰은 신일그룹의 거짓발표와 투자금 모집등에 대해서 사기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다. 이제 한여름을 달군 국내 최대의 보물선 사건의 진실이 가려질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돈스코이'호를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역사적, 인문학적 가치에 주목하고 해저유물로서 바라본다면 영화 '타이타닉' 처럼 스토리가 흥미진진한 '보물선'으로 반전될 수도 있을 것이다.

-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임장근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유해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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