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열대야 속 멈추지않는 땀과 열정의 66분' 켄드릭 라마 첫 내한공연
[리뷰] '열대야 속 멈추지않는 땀과 열정의 66분' 켄드릭 라마 첫 내한공연
  • 승인 2018.07.3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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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같은 회사 주최,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에미넴 내한공연 이후 가장 핫한 힙합 공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인기과 화제성을 반영하듯 2만장의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퓰리처상에 빛나는 '힙합의 시인'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댐(Damn.) 투어' 첫 내한공연 얘기다.

연일 35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 밤에도 꺽이지않는 열대야가 계속되던 30일 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로 질러 공연장인 보조경기장으로의 입장부터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바삐 돌아가는 '손풍기'의 바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전석 스탠딩. 무대가 잘 보이는 좋은 자리로 갈수록 원초적(!) 체취가 후각을 자극했다.

8시 5분. 쿵푸 스타일의 코믹한 영상 끝에 켄드릭 라마가 등장했다. 이미 객석에선 '켄드릭! 켄드릭!'이 연호되고 있었다. 첫곡 'DNA'부터 켄드릭 라마의 홀로 무대를 꽉 채우는 카리스마와 관객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부딪쳐 폭염보다 더한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냈다. '떼창의 고수' '남다른 리액셔너'인 한국 관객들의 환호가 만들어낸 풍경은 또 다른 장관이었다. 

변화무쌍한 비트와 폭포수처럼 쏟아질 듯 하면서도 완급이 조절된 래핑. 깜짝 놀랄 만한 이펙트나 이벤트 없이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켄드릭 라마의 공연은 짧지만 강렬하게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흥에 넘친 관객들은 마치 켄드릭 라마와 주거니받거니 하는 것처럼 리액션을 하거나 비트에 몸을 실어 흥겨운 몸짓으로 즐겼다.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로 드라마-영화화 돼 한국팬들에게도 유명한 '뿌리'의 주인공 쿤타 킨테에서 따온 '킹 쿤타(King Kunta),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앨범 '굿 키드, 매드 시티(good kid, m.A.A.d city) 수록곡 '스위밍 풀스(Swimming Pools)'과 '백시트 프리스타일(Backseat Freestyle)', 관객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낸 '로열티(Loyalty)' 등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중간중간 짧게 등장한 브리지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힙합팬이 아니라면, 세션맨들의 강렬하고 화려한 연주나 극적인 멜로디의 가창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혹시라도 단조롭다고 느낄 여지도 있었으나 현장 관객들에겐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머니 트리즈(Money Trees)' '아메리카(America)' '매드 시티' '프라이드(Pride)' '올라이트(Alight) 등이 열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최대 히트곡 '험블(Humble.)과 앙코르곡인 영화 '블랙 팬서' 주제가 '올 더 스타즈(All the Stars)'로 관객과의 하모니는 최고조에 달했다. 

66분. 힙합 공연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단독 공연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건 폭염 속 열대야의 영향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시간 상 압축적일 수 있었으나 결코 축약될 수 없었던 강렬한 공연의 열기 때문이었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스위밍 풀스'와 '로열티' 무대 중간에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나오지않는 음향사고가 여러차례 있었다. 순간 오히려 관객들이 켄드릭 라마의 눈치(?)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음향사고에도 그는 묵묵히 공연을 이어갔고 잠시 '끊긴' 열기는 금세 되살아났다.

첫 인사부터 끝인사까지 켄드릭 라마의 멘트는 길지 않았다. 오히려 '좀 더 길게 얘기해주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짧고 심플했다. 그의 이날 공연은 '첫 한국 방문이라 설레고, 오늘 파티를 즐기자!'라는 첫 멘트처럼 시종일관 관객 모두가 즐긴 신나는 파티였다. 유난스러운 팬서비스나 감격에 찬 멘트는 없었지만 켄드릭 라마는 끝인사에서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겨 팬들을 기쁘게 했다. 

강렬했지만 길지않았던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줄줄이 꽤 오래 걸려 공연장을 빠져나오기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여운을 곱씹으며 방금 끝난 무대의 아쉬움을 달랬다.  

사진=현대카드

김윤미 기자 millim@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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