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이(SAAY) "내 무기는 셀프-메이드…올플레이어로 불렸으면"
쎄이(SAAY) "내 무기는 셀프-메이드…올플레이어로 불렸으면"
  • 승인 2018.07.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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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가장 큰 장점은 셀프-메이드 싱어송라이터라고 생각해요. 쎄이(본명 권소희, 25)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소신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가수다. 가창력 뿐 아니라 춤, 프로듀싱에도 뛰어난 역량을 지닌 그는 지난해 7월 싱글 '서클(CIRCLE)'로 가요계에 발을 내딛었다. 데뷔 10개월 만인 올 5월 발매한 첫 번째 정규 앨범 '클라식(CLAASSIC)'은 쎄이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음악으로 채워졌다. 1년 가까이 준비한 이번 앨범으로 한 단계 성장한 쎄이를 최근 비에스투데이가 만나봤다.

'클라식'은 1960~90대를 풍미한 팝, 알앤비, 소울 아티스트인 잭슨파이브, 브랜디, 로린 힐, 프린스 등의 고전(Classic)을 재해석했다. 쎄이는 '클라식'을 통해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다리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총 18곡이 수록됐으며 '앙코르(ENCORE)'와 '러브드롭(LOVE DROP)'이 더블 타이틀곡.

세련된 R&B 사운드 '앙코르'는 남녀 간의 설레는 감정을 매혹적 음색으로 풀어냈다. 어반 장르 '러브드롭' 은 제목 그대로 사랑이 내려온다는 순간을 표현한 곡. '너를 내게 내려줘 계속해서 내려줘 하늘에서 내려오는 별처럼 똑 떨어져'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두 곡의 이면을 보면 쎄이가 갖고 있는 음악적 고민과 팬들을 향한 감사함이 담겨있다.

-다음은 쎄이와의 일문일답-

데뷔한지 1년이 채 안되서 정규앨범을 발매했어요. 완성된 앨범을 처음 접했을때 기분이 어땠나요? 모든 곡을 직접 만드느라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썼을 것 같은데 힘들거나 부담이 되진 않았나요?

"엄청 후련했어요. 아무래도 싱글이나 미니 앨범을 준비하는 것보다 몇십배 이상으로 힘이 들어갔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막상 완성된 앨범을 봐도 실감이 잘 안나고 내가 한게 맞나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꺼내기 싫었던 나의 속 마음까지 가사로 녹여내는 과정에서 우울해졌던 적도 있었고, 긍정 에너지를 실어주는 가사를 쓸때는 기분이 들뜨면서 업다운이 심해진 적은 있었어요. 스스로를 향한 완성의 기준이 높아서 그걸 채우고 견뎌내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어요. 음악을 할때는 정말 치밀하고 계산적이에요. 하나부터 열 까지 혼자 하는걸 좋아해서 가짜로 비춰지거나 누가 한 것 처럼 가식을 부리는 건 싫어요."

가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무엇을 잘하고 원하는 지를 확실하게 알아요. 그것을 파악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뒤돌아보니까 작곡, 노래, 춤을 스스로 하는 게 좋은 무기가 돼있더라고요. 셀프-메이드 싱어송라이터라는 부분이 제일 크다고 봐요. 퍼포먼스도 내가 직접 짜서 하니까 어느 부분에서 뭘 말하려는지 정확히 알고 있고 그런 점들을 더 극대화해서 표현할 수 있어요."

더블 타이틀곡 '앙코르'와 '러브드롭'에는 어떤 메시지를 담았나요? 타이틀곡 외에 추천하고 싶은 수록곡이 있다면요?

"제가 노래보다 춤을 춘 시간이 더 길었는데 먼저 음악적 정체성을 보여주고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구현해야겠다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었어요. '앙코르'는 음악과 퍼포먼스적인 측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딱 이거다'라는 감이 왔죠. 안무도 녹음하면서 즉흥적으로 짰는데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스스로도 정말 놀랐어요."

"'러브드롭'은 저한테 사랑을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서 만든 노래예요. 9살때부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벌써 15년이 흘렀는데 제가 좋아서 해온 일이지만 누군가의 관심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주변에 그런 사랑이 내린 것 같고 그래서 제목을 '러브드롭'으로 지었어요. 데뷔 할때의 마음가짐에 좀 더 의미를 두려고 했어요."

"15번 트랙 '올 미 마이셀프('OL'ME, MYSELF')'는 자아성찰적인곡인데 꺼내고 싶지 않았던 아픈 기억들을 개복 수술하듯 들춰냈어요. 인간적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사춘기를 춤추고 노래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았고 그때는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는 게 더 중요했어요. 물론 즐겁게 하긴 했지만 내심 외롭고 힘들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웠던 나의 모습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이에요."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색깔로 예를 든다면 무슨 색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화이트요. 무슨 색을 다 쏟아도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기 색으로 흡수하잖아요. 수평선처럼 넓은 음악을 하는게 꿈인데 단순히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가지 시도와 실험을 하려고 해요. 구체적 장르를 정하기보다 세상 어디에서든 듣고 볼 수 있는 위치가 됐으면 좋겠어요. 앨범에 '호라이즌(Horizon)'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도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시키려는 의도예요."

쎄이라는 가수를 모르는 상태에서 영어로만 부른 노래를 들으면 팝송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만큼 멜로디가 세련됐는데, 영어와 한국어 가사를 동시에 부를 때 차이를 두는 부분이 있나요?

"음악에는 언어가 없다고 생각해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부르는 것은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에요. 음악의 바이블이 좋으면 느낄 수 있잖아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가사가 없지만 곡의 바이브로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유추할 수 있는 것 처럼요."

곡을 만들때 가사, 멜로디 중 어떤 것을 먼저 만드나요? 특별한 작업 방식이나 루틴 같은 게 있나요?

"작년 상반기에 발매한 믹스테이프와 이번 정규앨범 작업 과정에서는 트랙이 있고 핫라인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가사 썼는데, 최근에는 가사를 먼저 쓰고 거기에 맞는 곡 장르를 입혀 작업하고 있어요. 그냥 이전과 반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후자가 좀 더 편해졌어요.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는 게 중요해요. 특별히 '곡에 대한 영감을 찾아야지'라고 정해놓진 않아요. 이런 인터뷰 자리도 영감이 될수 있고, 매사에 둥둥 떠다니는 걸 캐치해 메모장에 적은 다음 다시 생각 나거나 그게 필요한 순간이 오면 꺼내서 개발시켜요."

어릴 때 미국서 홈스테이를 했다고 하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6살때 미국으로 갔고 초등학교때 다시 한국으로 와서 교육을 받았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꼬집어서 이야기할 만한 것 없고 아직도 맴도는 기억은 친구 어머니가 재즈를 엄청 좋아하셨다는 거예요. 뉴욕에서 지냈는데 재즈 공연을 많이 데리고 다니셨거든요. 어머니는 제가 5살때부터 국악학원을 운영하셔서 자연스레 판소리를 따라부르게 됐어요."

가수의 꿈은 어떤 계기로 키우게 됐나요? 

"9살때 마이클 잭슨의 공연 영상을 봤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그의 노래를 듣자마자 이 사람처럼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든 것들을 카피하려고 했어요. 보컬 스케일까지는 안되겠지만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제스추어를 익혔죠."

그럼 마이클 잭슨 같은 가수가 되는 게 목표인가요?

"지금은 반드시 마이클 잭슨처럼 되야겠다는 건 아니에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위대한 거장들의 에너지와 영감을 받아서 주관이 확실하고 당당한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싶어요. 마이클 잭슨은 노래, 춤 실력 뿐만 아니라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여러 마음가짐들이 다 복합적인 하나가 돼서 위대해졌다고 보거든요. 사실 지금도 노래 잘하고 춤을 잘 추는 가수는 너무 많잖아요."

가수가 되기 위해 따로 레슨을 받은 적이 있나요? 연습은 주로 어떻게 하는 스타일인가요?

"고등학교 3학년때 보컬 학원 다닌 걸 제외하면 대부분 독학으로 했어요. 유튜브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유튜브는 정말 좋은 선생님인 것 같아요. 어떤 목표가 생기거나 연습 과정에서 카피하고 싶은 곡이 있으면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을 해요. 예전에는 그런 것들을 잘 조절하지 못해 성대결절도 자주 생겼는데 이제 점점 노하우가 쌓이고 있어요."

이번 앨범 리뷰 댓글 중 '미국에 티나셰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쎄이가 있다'라는 내용이 있던데 혹시 이 글을 봤나요? 누군가와 비교 된다는 건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리뷰는 따로 찾아보지 않아요. 평론이나 평판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현재 미국에서도 춤을 추면서 노래하는 가수가 별로 없는데, 티나셰는 싱어송라이팅까지 가능한 아티스트라서 저와 포지션 상으로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보니 그렇게 봐주시는게 아닐까 싶어요."

무대 영상을 보면 표정이나 동작이 여유롭고 자신감 넘쳐 보이는데 긴장은 별로 하지 않는 스타일인가요?

"일상생활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는데 무대에 오르면 신기하게 긴장이 안돼요. 마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소처럼 느껴져요. 무대 위에서도 별 생각은 하지 않고 스피커 위치나 동선, 관객들의 반응이나 분위기를 보면서 공연해요. 

쉴때는 주로 무엇을 하고 지내나요? 가수 쎄이와 인간 권소희는 많이 다른가요?

"초등학교때까지 수영 선수를 해서 그런지 물에 있는 걸 좋아해요. 주로 수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지금 키우는 강아지 두 마리와 산에 가서 가만히 사색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요. 사실 스트레스를 최대한 받지 않으려고 해요. 그럼 될 일도 안되니까요. 다 내려놓고 대자연 앞에서 내가 얼마나 미개한 존재인지를 느끼다 보면 여태껏 가졌던 나의 고민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걸 깨닫곤 해요."

"음악을 할 때는 정말 예민한데 평소에는 무척 단순해요. 술도 못 마시고 시끄러운 곳도 못 가거든요. 음악을 할때 너무 복잡하니까 평소에는 그렇게 생각 없이 있는 게 편해요. 멍 때리기 대회를 나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잘할 자신 있어요.(웃음)"

아직 쎄이라는 가수는 대중에게 낯선 이름인데, 대중적 성공에 대해 고민을 하나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음악 외적인 다른 것(예컨대 예능)을 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나요?

"대중적 성공은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대중성이라는 게 딱 집어서 하나의 잣대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제가 잘하는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우선이고 꾸준히 하다보면 진심으로 제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방송도 예능이나 대중적 이미지를 쌓기 위해 나가는 건 고려하지 않아요. 저는 음악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목적과 방향성이 확실히 잡힌 프로그램이라면 얼마든지 할 의사는 있어요. 예를 들면 '비긴 어게인' 같은 프로그램이요."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이름 앞에 불리고 싶은 수식어 같은 걸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올 장르 올 플레이어는 쎄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저를 떠올렸을 때 모든 방면에서 하나로 비춰지는 복합적인 올 플레이어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김정수 기자 ksr86@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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