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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임바른 같다는 소리 가장 듣기 좋아"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임바른 같다는 소리 가장 듣기 좋아"
  • 승인 2018.07.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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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가 진짜 '임바른'처럼 보인다'는 댓글이 가장 기분 좋았어요. 항상 연기하는 순간 만큼은 그 캐릭터 자체로 보였으면 해요.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엘)는 지난 16일 종영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원칙주의자 판사 임바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2012년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맡은 첫 주연작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것이다. 인피니트 엘 뿐만 아니라 배우 김명수의 입지도 차곡 차곡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를 최근 서울 마포구 성산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임바른과 원칙주의 성향 비슷해, 나는 할말 다 하는 스타일"

김명수가 연기한 임바른은 '점수가 남아서' 서울법대에 오고 '남한테 굽실거리며 살기 싫어서' 법원에 온 엘리트이자 철저한 개인주의, 원칙주의자다. 판사 개인의 동정심이나 섣부른 선의로 함부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권력 남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자 입장에 서려는 이상주의자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자주 부딪히지만 후반에는 마음에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김명수는 임바른과 성향 자체가 비슷하지만 나서야 할 때 확실히 나서는 열혈남의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임바른이 개인주의적인 성향이라면 저는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거리낌 없이 할말을 하는 편이에요. 임바른은 그런 순간에 마음의 소리로 이야기를 한다거나 지켜보고,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저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원칙주의를 중시하고 딱딱 정리가 돼 있는 면은 비슷해요. 첫 대본 리딩 때도 감독님께서 저한테 현실에 이런 임바른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캐스팅해주셨어요."

그는 첫 주연이었고, 법정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더욱 철저한 준비를 거쳤다. 실제로 법원에 찾아가서 재판 과정을 꼼꼼히 지켜보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접했다. 드라마가 90%에 가까운 사전제작이었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만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준비를 많이 해서 크게 부담이 되진 않았어요. 직접 민사재판, 형사 재판 과정을 보고 배석실에도 들어가서 판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익혔거든요. 세트장도 법원과 굉장히 흡사하게 만들어져서 적응할 필요 없이 좀 더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사전제작의 장점은 내가 생각한 캐릭터대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이 나간 후 피드백도 없고, 시청률이나 댓글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니까 오로지 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초반 반응이 좋아서 이후에도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계기가 됐어요."

■ "젠더 이슈? 잊었던 것 다시 깨닫는 의미"

'미스 함무라비'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리며 젠더 감수성을 보여줬다. 올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투 운동과 맞물려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김명수는 이 드라마가 살면서 잊었던 것들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원래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잊혀지고 무뎌져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박차오름이 불합리한 상황에 맞서 싸우고 이겨내는걸 계속 보면서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임바른도 나중에는 박차오름처럼 변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냈던 것들이 점점 맞아떨어지고 성장하는 모습으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또 그는 "판사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보면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부분이 있지 않냐. 나도 드라마를 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며 "판사는 결국 감정을 굉장히 많이 소모하는 직업이더라. 사람들의 각기 다른 입장을 들어보고, 하루에 수십 수백건의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까 감정 스트레스가 엄청 날 것 같다"고 말했다.

■ "장점만 보려하면 단점 미화돼, 타당한 비판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

이전 작품인 '군주-가면의 주인'에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지만 아직 자신의 모습에 쉽사리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찾으려하며 끊임없이 연구하는 노력파였다.

"장점만 보면 단점이 미화될 수 있기 때문에 단점을 우선적으로 보게 되요. 타당한 비판은 오히려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요.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법정 용어가 워낙 많고 대사량도 방대해서 발음이 조금 문제가 있었어요. 제 스스로 계속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사를 계속 입밖으로 내면서 발음을 익히려 했고, 와인 코르크를 끼고 연습하기도 했어요. 성동일 선배가 잘 안되는 발음은 대사 뉘앙스만 바꿔서 해보라는 조언도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 "연기-가수 활동 모두 욕심나, 둘 다 인정 받았으면"

인터뷰 현장에서 본 김명수는 열정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아이돌 멤버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정석적이고 바른 분위기와 여유로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간혹 의욕이 과해 보이는 순간도 있었지만 적당히 조절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평소 스타일처럼 가수, 연기 활동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나타냈다. 특히 '둘 다 인정받고 싶다'는 말을 할때 눈빛이 반짝반짝 거렸다.

"가수와 배우로서 느끼는 성취감이 달라요. 두 가지를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고, 의욕이 배가되죠. 가수로서 엘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면 김명수는 이제 차곡 차곡 쌓아가는 단계라고 봐요. 팬들은 저를 각각 가수, 배우, 인간 김명수 자체로 좋아해주시기 때문에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요. 각자의 기대치가 있으니까 한 가지에만 만족할 수는 없어요."  

김명수는 조만간 솔로 가수 엘로 팬들 앞에 설 준비도 하고 있다. 그는 "아직 기획 단계일 뿐이지만 솔로로 나와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싶어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일단 노래가 좋아야 나올 수 있지 않겠냐. 내 자신한테 당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하는 것만 못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 "데뷔 후 한번도 제대로 쉰 적 없어, 요즘 관심사는 힐링"

2010년 인피니트로 데뷔한 그는 8년 동안 쉴틈 없이 일했다. 공백기에도 늘 다음을 준비해왔다. 김명수는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중간 중간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한다. 요즘 관심이 가는 키워드는 '힐링,'소확행'이라며 여행 계획을 이야기했다. 

"이제 와서 보니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쉬지 못했어요. 육체적으론 쉬더라도 정신적으로는 항상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플랜을 짜곤 했어요. 9년 동안 잘 달려왔는데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떻게 하면 아무 생각 없이 푹 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중이에요. 공연 하느라 해외는 많이 돌아다녔는데 국내는 의외로 가본 곳이 없더라고요. 일단 소확행처럼 그냥 떠나는데 의의를 두려고요. 갔다 오면 또 한 단계 성장해 있지 않을까요."

사진=울림 엔터테인먼트, JTBC 제공

김정수 기자 ksr86@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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