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으로 파고든 AI기술, 어디까지 왔나?②
일상 속으로 파고든 AI기술, 어디까지 왔나?②
  • 승인 2018.07.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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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 계속…

16~17세기 뇌와 마음의 연결이라는 철학적인 생각에서 태동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21세기 현재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윤리적 부분에 대한 논쟁은 지금은 물론, 향후에도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AI는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려졌다.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돼 피부로 와닿는 영역도 있고 아직은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그런가하면 '이런 것까지 AI가?'라는 생각이 드는 분야도 있다. 과연 이제는 AI가 얼마나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왼쪽부터 인공지능 로봇 셰프 ‘몰리’, 로봇 레스토랑 '스파이스'.  사진=각 사
인공지능 로봇 셰프 ‘몰리’(왼쪽), 로봇 레스토랑 '스파이스'. 사진=각 사

■ 요식업계에도 인공지능…"아내 손맛 보다 낫네요"

식도락(食道樂)은 우리가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행복 중 하나다. 똑같은 메뉴라도 각기 다른 '손맛'을 음미하는 재미도 있다. 이런 요리도 AI 로봇이 담당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레스토랑 '스파이시'에는 인간 셰프가 없다. 다만 메사추세츠 공대 졸업생들이 개발한 팔이 7개 달린 로봇 '마티'가 있을 뿐이다. 손님이 키오스크로 메뉴를 골라 계산하면 마티가 작동을 시작한다.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면 3분 만에 볶음밥 한 그릇이 뚝딱 만들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티는 요리를 끝내자마자 프라이팬 설거지를 한다. 그리고 다음 주문을 기다린다.

볶음밥 1인분에 7.5달러(약 8500원)으로 가격도 착하다. 로봇이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는 등 위생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적다. 사람과 달리 휴식도 필요없다. 7개 손이 3분에 하나씩, 1시간 최대 200개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사람 직원'은 그저 손님에게 완성된 음식을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맛도 좋다. 마티의 음식 실력은 유명 스타셰프인 대니얼 불러드와 샘 벤슨에게 전수 받은 것이다. 스파이스의 메뉴 구성, 재료와 맛, 조리시간 모두 이 셰프들이 설계했다.

캘리포니아의 '크리에이터'역시 AI 로봇이 요리를 담당하는 햄버거 가게다. 미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크리에이터가 개발한 로봇은 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mm 단위로 정확하게 잘라내고 1mg의 오차도 없이 계량한다. 이는 20개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350개 센서의 도움으로 가능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햄버거는 수제버거 만큼이나 맛있다. 하지만 가격은 패스트푸드점 만큼이나 저렴하다. 실리콘밸리의 '줌피자'에도 시간당 372판을 구워내는 로봇 주방장 '페퍼'와 '존'이 있다.

일본의 HIS가 개장한 도쿄 무인 카페 '헨나카페'도 화제다. 키오스크로 주문한 손님이 영수증을 로봇에 인식시키면, 로봇이 7개의 관절을 이용해 4분 안으로 따스한 커피를 뽑는다. 갈고 난 커피 원두 찌꺼기를 버리고 필터를 청소하는 것까지 완벽하다. 중국의 알리바바·징둥도 자체 제작한 로봇을 활용한 식당을 올해 내로 선보일 예정이다.

영국 로봇개발사 '몰리 로보틱스' 가정용 제품을 선보였다. 팔 두개를 지난 AI 셰프 '몰리'는 수천가지의 조리법을 보유하고 있다. 몰리는 올해 유럽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로봇의 음식 배달은 'AI 요리사'보다 살짝 먼저 나왔다. 2016년 미국의 도미노피자는 드론을 이용해 피자 배송을 시작했다. 미국 로봇 회사 마블은 음식 배달서비스 '옐프잇24'와 협업, 작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봇 배달을 시작했다.

한국에는 국내 최초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가 있다. 천안에 위치한 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스마트폰으로 'dilly.ai'에 접속한 후 음식 주문 번호와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딜리가 음식을 가지고 온다.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알아서 피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도 문제 없다. 배달을 받은 손님은 딜리 뒤의 버튼을 눌러 주방쪽으로 돌려보내면 된다.

국내에서도 '배달 로봇' 뿐 아니라 '요리 로봇'이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로봇을 사용하려면 안전 확보를 위해 펜스를 설치해야했지만 내달부터 요식업종 등이 규제 예외 종목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구글 브레인팀을 이끌고 있는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우가 구글의 인공지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글
구글 브레인팀을 이끌고 있는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우가 구글의 인공지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글

■ 의료는 아직 개발 중…'대체'보다는 '조력' 역할로

앞서 많은 부분에서 로봇이 인력을 대신하는 예를 들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AI의 발전은 '인간 의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구글은 "AI는 동반자의 역할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병리학 의학박사이자 AI 의학 영상팀 소속 릴리 펭 매니저는 "AI를 통해 질병 판정에 중요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지만 환자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이상 반응을 규명하는 것은 어렵다"며 "AI 딥러닝 기술이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전문의를 돕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글은 AI 오픈소스 플랫폼인 텐서플로우를 통해 다양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있다. 또 의료 영상과 진단 사진을 딥러닝 방식으로 연구해 인간 의사 수준의 진단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안구 질환과 유방암 분야에선 사진 판독을 통해 질병을 진단한다. AI는 컴퓨터는 엄청난 분량의 사진을 매우 빠른 시간에 판독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흐릿하거나 크기가 작아 인간이 놓치기 쉬운 특이사항을 찾아내는 데도 능해 이미 사람을 뛰어넘는 진단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도 AI를 활용해 의료시스템과 서비스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얼굴인식기술 기업 이투는 서중국병원과 손을 잡고 폐암 진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28만 건의 폐암 진단 사례를 다루는 AI을 활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폐암 데이터베이스 덕분에 진단까지 몇 초 걸리지 않는다.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1월 100곳 이상의 3갑병원(중국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병원)과 협력했고, 지난달 AI 의학 진단을 위한 첫번째 공개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는 컴퓨터 비전과 AI분석을 이용해 가장 흔한 700가지 질병을 진단한다.

한국의 스타트업 뷰노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질병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5월 발표한 딥러닝 기반 의료 진단 보조 서비스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AI 기반 골연령 진단 소프트웨어다. 국내 다수 병원과 협력해 골연령 환자 데이터를 독자 AI 엔진을 통해 학습시켜 AI가 자동으로 진단 결과를 내놓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는 성조숙증이나 저신장증 등 의사의 판별을 돕는다.

미국 방사선학회 저널에 따르면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판독 속도를 20~40%까지 향상시키고 판독 정확도를 약 10% 높여준다. 골연령 오차에 대해 전문의의 판별과는 7개월 미만의 차이가 난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식약처로부터 의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로 2등급 허가를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인텔코리아와 의료 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삼성서울병원과 인텔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딥너링(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질병을 예측하는 AI를 개발한다.

인텔은 AI 연구전용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고, 삼성서울병원은 영상과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한 AI 연구를 맡았다. 삼성서울병원의 AI 연구분야는 암진단 및 치료, 예후 예측,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의료 빅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질병 진단과 예방, 치료 등 개인별 맞춤 의료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한의학 분야도 AI 연구로 과학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 내부 과제로 시작되는 'AI 한의사'는 진단의 기반이 되는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 양질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개발 예정인 진단 장비를 적극 활용해 의료 빅데이터를 축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는 진단 장비로는 혀 상태로 환자를 진단하는 '설진기'와 맥을 측정하는 '디지털 맥진기' 등이 있다.

한의학연은 또 수집된 한의학 지표와 환자 생체 정보로 데이터 세트를 만들고, 임상 한의사가 활용할 수 있는 '웹 기반 진단 및 치료 정보 입력 시스템'을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이후에는 실제 서비스 모델을 개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사물인터넷(IoT) 등을 이용해 집에서 간단하게 가족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 전망이다.

 

성인용 로봇 전문 업체 어비스 크리에이션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18'에서 섹스 로봇 '하모니'를 출품했다. 사진=유튜브
성인용 로봇 전문 업체 어비스 크리에이션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18'에서 섹스 로봇 '하모니'를 출품했다. 사진=유튜브

■ 이제는 '사랑'까지 관여하는 인공지능

국내 데이트앱 시장은 포화상태다. 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은 내 주위의 이성을 탐지하거나 내가 내건 조건과 맞는 남성이나 여성을 프로그램이 찾아준다. 하지만 가짜 프로필이나 사진에 '낚여' 허탕을 치거나 심지어 사기를 당하는 일도 종종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이 한 기업이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데이팅 기업 '런치 액츄얼리 그룹'으로 세계 최초 블록체인 AI 데이팅 서비스 '바이올라 AI'를 한국에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

바이올라 AI는 '리얼 ID 인증'을 통해 사용자 프로필과 소셜 미디어상의 정보를 검토한다.블록체인과 함께 이미지 인식 기술을 적용했는데, 인증된 정보는 블록체인 상에 등록된다. 암호화, 분산화된 개인 데이터는 사용자 모바일 기기에 안전하게 저장된다. 이같은 과정은 러브스캠(연애 빙자 사기)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런치 액츄얼리 그룹의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밤마다 메신저의 채팅창을 들여다 보면서 '이 사람이 나한테 호감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를 고민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타트업인 스캐터랩의 '텍스트앳'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분석해 상대방과 연애할 가능성을 숫자로 알려준다. 회원 110만 명이 제공한 채팅 데이터는 200억 건이 넘는다. 대화에 'ㅋㅋㅋ'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어떤 이모티콘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등을 분석해 상담을 해준다.

일본에서도 AI가 연애상담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통신사 NTT그룹의 '오시에루(가르쳐줘요)! Goo'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물음에 "다음엔 커피를 마시자고 말하면서 다가가보세요"등의 '솔루션'을 내놓는다. 이런 답변은 NTT의 독자적 AI 기술 '코레보'가 통신 데이터 수천만 건을 분석해 자동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가하면 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것처럼 AI가 '뚜쟁이'를 뛰어 넘어 아예 '연애 상대'가 될 날도 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골드스미스대학(Goldsmith University)의 인공지능 과학자인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 교수는 "AI와 인간의 결혼이 2050년 내로 가능할 것"이며 "100년 안에 인간과 로봇이 하이브리드 종족 형태의 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국내 결혼 정보회사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 3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미혼남성의 57.1%가 "인공지능이 사랑 영역을 대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처럼 로봇에 대한 거부감이 확연하게 줄어들자 본격적으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분야가 '섹스 로봇'이다. 인공지능 관련 국제 컨퍼런스 중에는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를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도 있다. 

성인용 로봇 전문 업체 어비스 크리에이션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18'에서 섹스 로봇 '하모니'를 출품했다. 당시 어비스 크리에이션은 전시회가 공공장소라 머리 부분만 전시했지만 일부 관람객들은 하모니의 전신을 체험했다고 현지 IT 매체들이 전했다.

하모니는 눈썹, 눈꺼풀, 안구, 입술, 턱 근육 등을 움직여 풍부한 표정을 짓는다. 탑재된 AI는 실제 사용자와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심지어 야한 농담을 던지기까지 한다. 이용자는 하모니에 총 18개 종류의 개성을 부여해 취향껏 성격을 맞출 수 있다.

하모니 같은 섹스로봇은 사실 흥밋거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윤리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 사람과 가장 유사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생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감정과 커뮤니케이션 교류를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AI는 연애 중매 뿐 아니라 사람과 연애 자체를 하는 등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왔거나 다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진영 기자 truelee@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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