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류 등 영양 성분 섭취 기준치, '소비자 오해 없게' 표기해야
당류 등 영양 성분 섭취 기준치, '소비자 오해 없게' 표기해야
'당과다섭취→당뇨유발→암발생확률증가'…어린이 기준도 공개해야 [민강인의 케렌시아]
  • 승인 2018.06.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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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뱃살에 신경이 쓰인다. 하루가 다르게 배가 나오는 것 같다. 이렇다 보니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고르는 데에도 고민이 많아졌다. 바로 ‘당’ 때문이다. 당이 부족하면 포도당이 필요한 뇌세포, 신경세포, 백혈구 세포의 기능이 손상을 입기 때문에 일정량의 당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당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당 중독으로 인한 비만, 당뇨, 각종 성인병을 달고 살아야 한다. 당연히 뱃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16년 5월 미국 소화기학회 공식 저널인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당뇨병과 간암 사이의 연계성’이라는 논문이 실렸다. ‘당뇨가 있는 사람이 간암 발병 위험이 2배 높다’는 점이 논문의 결론이다. 미국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가 간암은 물론 췌장암,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었다. 의학계에서는 ‘당 과다 섭취 →당뇨 유발 → 각종 암 발생 확률 증가’ 매커니즘에 일부 동의하고 있다. 과도한 당 섭취가 암 발생의 1차적 원인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2차적인 원인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 1인당 1일 평균 당류 섭취량

2016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발표한 '제1차 당류저감 종합계획(2016~2020)'에 따르면 2013년 국민 1인당 당류 평균 섭취량은 72.1g이었다. 그래프 추세를 보면 2018년 현재 섭취량이 2013년보다 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 ‘50g’보다 44% 이상 더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고 있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 표.
당류의 경우 하루 기준 섭취량을 100g으로 제시하고 있다

같은 해 9월 식약처는 당류의 기준치를 신설하는 등의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 고시했다. 개정안에는 당류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100g으로 설정했다. 가공식품이나 음료수 포장을 보면 칼로리,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을 표기한 ‘영양정보’ 표를 볼 수 있다. 각 성분량 옆에 %표기가 있는데, 이 수치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어느 음료수 캔의 영양정보에 ‘당류 25g(25%)’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이 음료 1캔을 마시면 1일 당류 기준치의 25%를 섭취했음을 의미한다.

어느 탄산음료의 영양정보 표. 당류 함량이 25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25%로 표기되어 있다

식약처가 신설한 당류 100g 기준은 WHO가 권장하는 양의 2배이다. 지난 4월 개정 고시한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도 100g으로 설정하여 변함이 없다. 만약 기준을 WHO와 같게 50g으로 했다면 %는 2배가 되어 위 사진의 음료 캔에는 1일 당류 기준치의 50%를 섭취하는 것으로 표기되어 소비자는 음료수 구입을 한 번 더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1캔의 음료수를 마시는 데에 하루 기준치의 25% 섭취와 50% 섭취는 하늘과 땅의 인식 차이이다.

식약처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는 해당 영양성분의 평균적인 1일 섭취 기준량일 뿐이지 WHO 등에서 권장하는 건강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외국의 경우에도 총당류의 개념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설정하고 있으며, 영국·EU는 총당류 90g, 캐나다는 총당류 100g을 기준치로 각각 설정하고 있다.

문제는 건강을 위한 하루 당류 섭취 기준량을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가공식품 회사들이 식약처 기준치를 적용하여 표시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글로벌 기준보다 더 많이 먹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25%’와 ‘50%’는 느끼는 바가 엄연히 다르다. 지금 마실 음료에 당류가 하루 기준치의 절반(50%)이 첨가되었음을 보는 순간 기분이 어떻겠는가? 쉽사리 그 음료에 손이 갈까?

식약처와 WHO가 제시하는 목적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나, 이는 전문가만이 알 수 있는 해석이다. 소비자는 알 수 없다. 1일 기준치의 25%라고 하면 ‘오늘 하루 2~3캔은 더 마셔도 되네’라고 여길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들이다. 6~8살 여자 어린이의 하루 당류 섭취 기준량은 불과 37.5g이다. 25g의 당류가 들어 있는 음료 한 병이면 거의 하루 기준치를 다 먹은 셈이다. 그런데도 부모는 자기 자식이 그냥 기준의 25%만 섭취했다고 느낄 것이다.

하루 빨리 당을 비롯해 여타 영양성분의 하루 권장 섭취량에 대해 글로벌 기준을 참고 삼아 건강 정보를 담아 다시 설정해서 모든 가공식품에 표기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본인의 건강을 위해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성인 기준과 함께 어린이 기준도 함께 공개하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영양 정보는 10~20년 후 아이나 성인 개개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결국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 재정과 세금으로 메꿀 수밖에 없다.

넉 달 전인 지난 2월 WHO는 1일 권장 당분 섭취량을 25g로 발표했다. 지금까지 고수했던 50g도 많다는 뜻이다. 우리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

글쓴이 민강인, 공대를 졸업하고 20여 년간 금융업과 소매업에 종사했다. 최근 대학원에 진학해 '전략커뮤니케이션'을 공부 중이다. 요즘에는 사주명리학에 심취하며 ‘케렌시아(피난처)’와 '사회 소통 전문가'를 동시에 꿈꾸고 있다. strongman.min@gmail.com

* 본 칼럼의 내용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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