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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미의 실험, '북한춤'으로 '파리 테아트르 드라빌' 상주예술가 첫발
안은미의 실험, '북한춤'으로 '파리 테아트르 드라빌' 상주예술가 첫발
  • 승인 2018.05.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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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 안은미 무용가, 오른쪽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RPM 제공
사진=왼쪽 안은미 무용가, 오른쪽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RPM 제공

'안은미의 북한춤'. '땐싱마마 프로젝트' '조상님께 바치는 땐스' '쓰리쓰리랑' 등 제목에서부터 강렬한 표현의식을 담아왔던 무용가 안은미가 아주 단순한 제목으로 돌아왔다. 

안은미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소재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적 명성의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Theatre de la Ville)' 상주예술가(Associated Artist)로 선정된 후 첫 작품인 '안은미의 북한춤'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제목에 대해 그는 "이 작품은 완성될 때까지 어떻게 나올 지 잘 모르겠는 게 있다. 어쩌면 공연 첫날에도 어설프고 설익은 아이가 무대에 오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제목을 비워놨다. 제목에 형용사가 없다, 명사로 끝이다. 그냥 안은미만 있다.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으로. 사실은 책임 지지도 못할 거면서(웃음)"라고 말했다.  

'안은미의 북한춤'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국악, 전통 장르 밖에 있는 타 장르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는 '문 밖의 사람들: 門外漢'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다음달 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손혜리 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아리랑 컨템포러리 '아리랑X5'을 통해 아리랑을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하기 위해 국악 외 다른 아티스트들, 뮤지션 양방언, 기타리스트 함춘호, 시인 오은 등과 함께 시리즈를 진행했고 안은미 무용가와는 '쓰리쓰리랑'을 했다"라며 "후속작업을 너무 하고 싶었고 이번에 이렇게 의미있는 작업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손 이사장은 "작년 시리즈를 끝내고 분석을 해보니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아리랑이 남한 만의 것이 아니고 북한에도 아리랑이 있는데 이걸 하나로 녹여내지 못했다. 그 경계를 넘지 못하고 늘상 접하던 아리랑만 풀어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지난해 안은미 무용가가 깊이 고민하고 '내년에 북한 아리랑 한 번 가자'고 했고 같은 뿌리를 갖고 있으면서 체제가 달라 70년간 다르게 발전해 왔는데 합쳐졌을 때 우리의 전통이 무엇일까 찾는 준비가 필요하다 해 너무 공감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최근 남북교류로 인한 반짝 기획? 뭐 이런 식으로 오해하시는데 억울하다(웃음). 남북교류의 장이 열리게 돼 더 의미가 있고 앞으로 문화 분야에서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첫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은미는 "이 프로젝트가 몇 년 전부터 가슴 속에서 솟구쳐 올랐는데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북한을 갈 수도 없었고. 솔직히 북한 무용은 최승희 선생님에서 멈춘 게 있다. 관심은 많았지만 북한 무용 연구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다. 근데 요새 유튜브에 어마어마한 양의 춤이 저장돼 있다. '북한무용' '조선무용' 영어로 'North Korea Dance'로 검색하면 생각 보다 자료가 너무 많다. 북에 안가도 연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안은미의 북한춤' 연습 영상 캡처
사진='안은미의 북한춤' 연습 영상 캡처

그는 "최승희 선생님의 1950년대 책 '조선민족 무용연구'가 있다. 최승희도 파리에서 이름을 날렸고 '르몽드'에 기사도 났다. 나도 '르몽드'에 났다. 정말 비슷하지 않나, 운명이?(웃음)"라며 "하나의 맥으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정리된 책이 있고 움직임이 살아있다는 거에 감사한다. 파리에서 인터뷰 할 때 우리 민족이 정말 특이해서 춤 만드는 것도 특이하다는 말을 했다. 동남아 다른 나라 춤을 보면 어렵고 복잡한데,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게 우리 춤이다. 그날 기자들이 정말 5분 만에 배우고 갔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안은미는 "우리 춤은 동작이 엄청 간단한데 무한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게 무기다. 같은 원류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70여년간 다르게 발전한 남과 북의 춤은 당연히 차이가 있지만 음악 장단도 용어도 비슷하다. 남과 북이 함께 하면 태평양 시대를 열어가는 문화대국이 될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그러나 말이 되는 희망 아래 이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북한 무용수도 초청하고 싶지만 과정이 복잡하고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기에 이번엔 일단 우리끼리 하고 '북한춤2'를 하게 되면 그때 모셔서 세계인과 대화할 수 있는 우리 언어를 만드는데 지축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 상주예술가 선정과 관련 "개인적으로도 엄청 의미 있는 일이다. 20대 때 처음 파리에 갔을 때 이 극장에 갔다가 당시 공연티켓이 매진돼 크게 실망하면서 '언젠가 오리라' 결심했었는데 이렇게 함께 하게 됐다. 존 케이지 등 엄청난 아티스트들이 여길 거쳐 갔고, 앞으로 3년간 함께 협력하고 또 지원 받게 될 것"이라며 "안은미의 북한춤도 내년 2월 중순에 5일간 공연 날짜가 이미 잡혔다"고 밝혔다.

안은미는 "지난 60여년간 잊어버린 걸 춤을 통해 한번 쯤 회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안은미의 북한춤'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한편, 다음달 1~3일 '안은미의 북한춤'(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으로 포문을 여는 '문 밖의 사람들: 門外漢' 시리즈는 8월 31일 '잠비나이', 9월 1일 최고은, 9월 2일 '아시안체어샷'의 공연으로 이어지며 장소는 CKL스테이지다. 시리즈 마지막 공연은 11월 중에 열리며 손혜리 이사장이 "깜짝 놀랄 거라 물음표로 남겨놓았다"고 언급한 대로 '?'만 공개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취재/사진=김윤미 기자

김윤미 기자 millim@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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