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뉴스 장면, 불순한 의도 없었다"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뉴스 장면, 불순한 의도 없었다"
  • 승인 2018.05.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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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 위원. 사진=MBC 제공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 위원. 사진=MBC 제공

MBC가 '전지적 참견시점'의 세월호 참사 희화화 의혹에 대해 불순한 의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단 방송 윤리를 훼손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에도 힘쓸 것을 약속했다.

MBC는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2층 M라운지에서 '전지적 참견시점' 조사위원회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조능희 조사위원장(기획편성본부장), 오세범 변호사(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고정주 위원(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위원(예능본부 부국장), 이종혁 위원 (편성국 콘텐츠R&D부장), 오동운 위원(MBC 홍보심의국 TV심의부장)이 참석했다.

■ 세월호 뉴스 화면 사용 경위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은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5일 방송에서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란 자막에 쓰인 뉴스 자료화면들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 특보임이 밝혀졌다. 어묵은 과거 극우 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하는 데 사용한 단어로, 세월호와 어묵을 연관시켰다는 점에서 논란을 가중시켰다. 

MBC는 세월호 뉴스 화면 및 '어묵' 장면 관련하여 제기된 제작, 방송경위 및 각종 의혹 등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9일부터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예비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조능희 위원장은 "조사 발표하기 전에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입었을 세월호 유가족, 시청자 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오동운 위원은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 결과 해당 방송 부분의 편집을 담당했던 조연출로부터 이 모든일이 비롯됐다는 것이 조사위원회의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방송은 지난 5일이었고, 조연출은 1일 뉴스 편집에 필요한 멘트를 FD에 요청했다. FD로부터 전달받은 총 10건의 자료 중 2건이 세월호와 연관 있었다"며 "조연출은 총 3건의 뉴스 화면을 사용해 영상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조연출은 편집과정에서 처음 화면이 세월호 관련 뉴스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위원장은 "조연출이 당시 상황을 반영해서 만든 것이며 다른 의도는 없었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며 "조연출은 (해당 장면)이 비하 의도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또 조사위는 FD가 세월호와 관련된 장면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며 편집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조연출의 지시를 수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위는 "엔지니어와 작가 등 모든 제작진들은 흐림 처리된 영상만 봤다. 전체 영상은 5초가 채 안되는 시간이었고 자막이나 컴퓨터 그래픽 처리가 됐었기 때문에 다들 이 부분이 그 뉴스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사위원 오세범 변호사. 사진=MBC 제공
조사위원 오세범 변호사. 사진=MBC 제공

■ 고의성 정말 없었나

조사위 활동의 핵심은 세월호 뉴스 장면 사용의 고의성 여부였다. 조사위는 간담회 내내 '이번 행위는 세월호 영상과 관련이 있는 줄 몰랐기 때문에 비롯됐다'는 뉘앙스를 밝히는 등, 고의성 의혹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조연출에게 뉴스 영상을 사용한 목적에 대해 물어봤다. 조연출은 방송에서 있었던 이영자 씨의 에피소드에 좀 더 몰입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했고, 평소 이성에 관심이 없었던 이영자의 모습을 뉴스 속보처럼 구성해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조연출은 어묵이 세월호 참사를 지칭하는 줄 몰랐으며 처음부터 세월호 화면을 사용하려는 의도도 없었다.

오세범 변호사는 "행위를 판단할때 고의냐 과실이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의 중에 가장 낮은 걸 미필적 고의라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조연출에게 오락 프로그램인데 세월호 장면을 쓰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지 않았냐고 묻자 '내가 생각했던 멘트에 그 화면이 딱 맞았고, 블러처리하면 시청자들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문제가 될 건 알았지만 문제가 되도 할 수 없다고 하면 고의다. 문제가 될 것을 알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 인식에 의한 고의"라고 이야기했다.

또 "결과만으로 보면 나쁘지만, 피해가 크다고 해서 희생양을 만들면 안된다. 형법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회사 차원에서 징계 및 책임은 별개로 하고 사실 관계는 이렇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동운 위원은 "조연출 본인의 SNS계정 활동 내역을 확인한 결과 특별히 사회적 이슈에 대해 활동한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며 "어묵과 세월호 상관 관계 인지 가능성에 대해 조연출의 반응을 청취하고 오세범 변호사의 전문식견과 함께 종합적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가던 도중 "그런 심각성을 몰랐던 사람이 MBC 정직원이 될 자격이 있냐", "몰랐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납득하겠냐"는 등의 다소 격앙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 후속 조치 계획은?

조사위는 재발방지를 위한 우선 순위로 꼼꼼한 게이트키핑과 윤리의식 강화를 꼽았다.

조 위원장은 "웃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를 다룬 영상을 사용하는 일은 방송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일임으로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면서 "해당 조연출 개인의 과실로 단순 치부되서는 안된다는걸 분명히 밝힌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면 뉴스 맥락을 희생시켜서라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제작 윤리가 MBC에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촉박하고 파편화된 제작 과정에서 오는 꼼꼼하지 못한 관리감독, 제작 전반에 대한 실패"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은 한 개인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단순 사고나 시스템의 실패로만 규정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체 MBC 직원이 이 지적을 가슴깊이 새기고 반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당장 대책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게이트 키핑을 강화하고 사회적 참사자료가 나왔을때 이걸 사용할 수 있느냐 마느냐를 신속하게 논의하겠다"며 "물론 계속해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것이라고 확답드릴 수 없는건 마찬가지다. 결국 직업윤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능희 조사위원장. 사진=MBC 제공
조능희 조사위원장. 사진=MBC 제공

■ "프로그램 폐지 논의된 바 없어"

세월호 비화 논란이 불거진 후 온라인 상에서는 '전지적 참견시점'의 폐지설까지 나오고 있다. 제작진은 아직 프로그램 존폐 여부는 논의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프로그램은 조사가 착수됨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2주간 결방될 예정이다.

전진수 부국장은 "나도 조사위원회 위원이기 이전에 예능본부 소속 PD"라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겠다. 아시다시피 프로그램 제작 관련 모든 것이 스톱됐다. 출연자들도 공식 조사 결과 발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결과 발표가 나온 후 출연자들과 향후 구체적인 일정 논의할 예정이다"며 "폐지설이 언급되고 있지만, 우리도 확인 중이다.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인들의 가장 최측근인 매니저들의 말 못할 고충을 제보 받아 스타도 몰랐던 은밀한 일상을 관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참견 군단들의 검증과 참견을 거쳐 스타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편성 이후 지난 3월 정규 편성됐다. 평균 9%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 예능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세월호 희화화'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정수 기자 ksr86@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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