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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파문' 김생민, 방송사 안일한 대응 논란
'미투 파문' 김생민, 방송사 안일한 대응 논란
  • 승인 2018.04.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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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김생민의 영수증' 캡처
사진=KBS2 '김생민의 영수증' 캡처

방송인 김생민이 10년전 일어난 성추행 폭로로 인해 짧았던 전성기를 마감했다. 그는 지난 2일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사과와 함께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모든 책임은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 김생민의 몫이다. 하지만 이번 미투 파문에서 드러난 방송사와 연예계의 안일한 대응 또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방송사 스태프로 일했던 A씨는 2008년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또 다른 피해자 B씨가 있었다. 김생민은 지난달 21일 피해자 B씨를 만나 직접 사과했다.

이에 따르면 김생민과 그의 소속사 SM C&C는 최소 3주 전에 미투 폭로를 인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어떻게 하면 사태를 축소하고 이미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을 뿐 제대로 된 대처는 하지 않았다. 

김생민은 지난해 KBS2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데뷔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최근 고정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10여개에 달했고, 각종 광고 계약까지 맺으며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소속사와 김생민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 상황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들의 바람과 달리 김생민이 출연했던 광고는 모두 방영 중단됐다. 경우에 따라서 김생민은 제품 이미지 손상에 따른 거액의 광고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앞서 김생민이 2일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사과문에는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시켜 드려 정말 죄송하다. 너무 많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분을 직접 만나 뵙고 과거 부끄럽고, 부족했던 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 드렸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프로그램 출연 및 활동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SM C&C는 이에 대해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김생민과 소속사는 사태에 따른 대책 마련 차 밤샘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출연하고 있던 KBS2 '영수증', tvN '짠내투어' 를 비롯한 프로그램 제작진은 미투 폭로가 나온 이후 약속한 듯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서로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다. 김생민의 자진 하차 선언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SM C&C가 "(김생민이) 현재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 큰 누를 끼칠 수 없어 제작진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하차 의사를 전했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야 잇따라 피드백을 내놓았다.

특히 김생민의 캐릭터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영수증'은 '폐지'가 아닌 '방송 중단'임을 강조했다. '영수증' 관계자는 "프로그램은 일단 중단을 의미한다"면서도 "아예 폐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영수증'의 방송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궤변에 가까웠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논란이 사그라들기만을 바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방송사와 제작진은 미투의 진원지였던 2008년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 피해자는 폭로 과정에서 김생민 뿐만 아니라 제작진과 방송사를 향한 분노도 표출했다. 그는 당시 성추행 사실을 제작진에게 알렸지만 조사나 대처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귀찮고 피곤한 일'을 만드는 존재로 여겨졌다. 

피해자는 해당 프로그램 메인 작가로부터 "방송가에서 이런 일로 출연진을 자르는 법은 없다. 스태프가 나가면 나갔지, 연예인은 나갈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가의 성추행 대응이 얼마나 안일하고 무책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방송가의 그릇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피해자의 미투 폭로는 공허한 외침이 될 뿐이다.

김정수 기자 ksr86@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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