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도 '성범죄' 만연…女 영화인 61% "성폭력·성희롱 당했다"
영화계에도 '성범죄' 만연…女 영화인 61% "성폭력·성희롱 당했다"
  • 승인 2018.03.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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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전반에 퍼진 성폭력·성희롱 실태가 드러났다. 여성 영화인 3명 중 2명은 "성희롱과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은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영화인 749명(여성 467명)을 대상으로 설문·심층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전체 응답자의 46.1%는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중 여성은 61.5%, 남성은 17.2%였다. 여성 응답자 가운데 11.3%는 "원치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여성 22.3%는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을 당하거나 신체접촉을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영화계에 성폭력·성희롱이 만연하다는 그간 지적이 이번 조사로 확인된 셈이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28.2%)이었다.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 원치 않는 술자리를 강요하는 행위가 23.4%로 뒤를 이었다.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보는 행위도 20.7%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많은 피해자들(46.3%)은 "문제라고 느꼈지만 참았다"고 대답했다. 또 이들 절반 이상(53.5%)은 '친구, 동료 등에게 이야기하고 공론화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0.3%였다. 이유로는 '넘어가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으로 생각돼서', '업계 내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 등을 들었다.
    
조사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전인 2016년 말 문화예술계에서 촉발된 성폭력 근절 해시태그 운동을 계기로 실시됐다. 영진위가 공식적인 대규모 성폭력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부터 명필름 심재명 대표, 배우 문소리, 원민경 변호사.


이날 행사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개소행사 겸 열렸다. 센터장을 맡은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임순례 감독은 "피해를 입고 영화계를 소리 없이 떠나갔던 동료 여성영화인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론에 참여한 배우 문소리는 "현재 많은 영화인이 영화계 성폭력 문제를 우리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과정에 올바름 없이 결과가 아름다울 수는 없으니, 주목 받는 때일수록 과정의 올바름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든든'을 통해서 영화계에 발생가능한 성폭력을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예방할 것"이라며 "나아가 영화산업 내 성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지원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혜원 기자 songsong@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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