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전철역 오줌싸개 동상, 요즘은 불조심 캠페인 중
도쿄 전철역 오줌싸개 동상, 요즘은 불조심 캠페인 중
  • 승인 2018.03.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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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본 도쿄의 명물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의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도쿄 중심가를 순환하는 전철 야마노테선(山手線)의 하마마쓰초역(浜松町駅) 내 3번과 4번 플랫폼에는 명물 오줌싸개 동상(小便小僧, 쇼벤코죠)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게 왜 유명한가 하면 계절과 기념일,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적인 행사에 맞춰 의상을 바꿔 입거든요. 직접 가 보면 큼직하지도 않고 화려한 것도 아닌 그냥 아담한 동상인데, 분수처럼 쏟아지는 물을 받는 작은 연못도 함께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매일 통학하는 학생들과 출퇴근하는 회사원들, 혹은 일부러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새로운 의상을 차려 입은 동상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 동상과 얽힌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습니다.

1952년 10월 14일 철도 개통 80주년을 맞이해 당시 하마마쓰초역의 역장이 뭔가 기념이 될 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신바시역(新橋駅)에서 치과를 하던 친구 고바야시 씨에게 상의했습니다.

이에 고바야시 의사는 장남이 태어난 것을 기념해 만들어 진료소 정원에 세워 두었던 하얀 도자기로 만든 오줌싸개 동상을 기증하였던 거죠.

당시에는 의상도 없고 알몸인 상태였는데, 어느 추운 날 여자 아이가 털모자를 씌운 걸 계기로 하마마쓰초 근처에서 근무하던 다나카라는 여직원이 의상을 만들어 입혔다고 합니다.

1955년 청동으로 다시 만든 동상 제막식 때에도 다나카 씨가 만든 의상을 입은 귀여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고, 그 뒤로도 약 30년에 걸쳐 다나카씨가 200벌 이상의 옷을 만들어 계속 입혔는데,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동상은 다시 알몸으로 되돌아갔죠.

그러다가 1986년에 도쿄소방청 시바소방서에서 불조심을 비롯한 재해 방지 홍보용으로 오줌싸개 동상에 소방관 복장을 만들어 입히려는 계획을 세워 미나토구의 수예 동아리 '아지사이'에게 부탁해 그해 11월부터 다시 의상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론 지금까지 '아지사이'가 매달 새로운 의상으로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찾은 이날도 환절기 불조심 캠페인에 맞춰 소방관 복장으로 저를 맞이해 주었는데, 깊은 인연을 생각하며 당시의 분위기도 어렴풋이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불조심은 국적이 없습니다. 


이태문 한류 칼럼니스트 gounsege@gmail.com 


* 본 칼럼의 내용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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