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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진저 원티드 라이브
  •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 승인 2018.02.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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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저 원티드 라이브' 네 번째 공연 장면. 김혜린 제공

지난 토요일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클럽 인터플레이에서는 '진저 원티드 라이브(Ginger Wanted Live)' 네 번째 공연이 진행됐다. 이 공연에는 밴드 로우필즈와 더 매거스 그리고 로큰롤라디오가 무대에 올랐다. '진저 원티드 라이브'는 지난해 5월 6일 시작한 부산의 또 하나의 기획공연이다. 부산의 대표 레이블인 진저레코드가 진행하는 이 공연은 음악가 자신이 보고 싶은 혹은 함께 하고 싶은 다른 지역의 음악가와 함께 꾸미는 것이 특징. 다른 기획공연들에 비해 색다른 주제를 가졌다. 관객 혹은 팬들의 요청에 의하거나 다른 지역의 팀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부산의 음악가가 선택하고 진행하는 공연인 것이다. 밴드 텔레플라이를 시작으로 로다운30, 김간지와 하헌진 그리고 지난 주 로클롤라디오까지 부산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서울의 팀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했다.

이 공연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점은 공연의 방향성이 널리 드러난다는 점이다. 세상의 모든 공연은 각자의 방향을 가지고 탄생됐고 진행된다. 그렇지만 그것을 외부에 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잘 쓴 보도자료나 홍보 문구를 통해서도 그것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공연은 그 점을 너무 쉽게 해소했다. 아주 간명한 콘셉트로 아주 쉽게 만든 것이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고, 공연에 참여했다면 한마디의 말로, 아니라면 홍보문구 하나로도 아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훌륭한 콘셉트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흥행성이다. 필자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지만 지역의 기획공연들은 흥행이 매우 저조하다. 그러나 이 공연은 콘셉트에서 드러나듯이 흔히 볼 수 없는 팀을 세우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더 이끌어냈고, 관심이 있는 이들이 꼭 공연장으로 와야하는 이유를 만들었다. 그렇게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크게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는 지역의 음악가를 볼 수 있는데, 진저레코드 소속 음악가들의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지역의 음악가로 시선을 옮길 수 있는 가능성도 제공했다. 흥행과 그것의 파급이 지역으로 퍼질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공연을 할 수 있느냐이다. 염려가 되는 것은 역시 돈이다. 이 공연이 만들어지고 진행되는 동안에 쓰이는 예산이 티켓 수입으로 충족될 수 있을 것인가. 내부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힘들 것이다. 대관료와 출연자 개런티, 홍보비와 진행비 등 대충만 계산해도 입장 관객의 수로는 모자라다. 게다가 티켓도 싼편이다. 그렇다고 이 공연이 돈 때문에 하지 않게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진저레코드가 그간 유지되어온 과정을 살짝만 들여다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돈이 스트레스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 지속성이 걱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부산에는 좋은 기획공연들이 제법 있다. '진저 원티드 라이브' 뿐만 아니라 여러 공간을 이어서 다양한 공연을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는 '클럽투어', 부산의 특징을 잡아 매해 진행하는 '동백락원', 부산과 후쿠오카 교류를 통해서 두 지역의 연대를 만들고 유대를 깊게 하는 '절정천', 연말 흥겨운 파티를 만들어주는 '루츠레코드쇼', 최근 조금 뜸하긴 했지만 여전히 계속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사우스펑크리그' 까지. 이렇게 다양한 기획공연들이 모두 다 꾸준하게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 오래하는 것이 가장 잘하는 것이라는 점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rapindru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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