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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뮤지션 증빙'이라굽쇼?
'부산 뮤지션 증빙'이라굽쇼?
31. 부산음악을 증명하는 방법
  • 승인 2018.02.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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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부산음악? 구헌주 작가의 작품으로 '뷰직페이퍼' 8호 표지다. 김혜린 제공

최근 부산음악창작소(이하 음창소)에서 진행하는 대중음악 기획공연 공모를 보고 '부산 뮤지션 증빙'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음창소에서 진행하는 이 증빙은 두 가지 조건이 있다. '거주지 증빙'과 '활동 증빙'이 그것인데, 전자는 주민등록등본 또는 부산 소재 학교의 재학 혹은 휴학증명서가 있어야 하고, 후자는 부산에서 공연을 5회 이상 참여한 경우만 해당된다. 이 공연은 2년 이내에 진행되었어야 한다. 두 가지 증빙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며 팀원의 절반 이상이 이 증빙자료가 있어야 한다. 꽤나 까다로운 조건이다.

필자는 공고를 열심히 보지 않은 탓에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었어야 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공모에 신청했다. 이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는데, 이 조건을 알고 난 이후 신청을 취소했다. 취소한 까닭은 계획만 가지고 있고 실제로 진행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획자로서 실연자들에게 어떠한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일'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그들은 스스로 지역의 음악인임을 증명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하나는 공연을 준비하는 기획자의 입장에서 예산 확보가 다른 과정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음창소는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음악가들이 직접 본인들의 공연을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기획자가 만드는 공연은 그와는 다른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있었다면 음창소는 기획자가 만드는 기획공연에 지원을 할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 된다.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음창소는 그 과정에 대해서 무감각했다는 얘기인 것이다. 또 하나는 지역의 음악인을 증명하는 것은 음악가 자신이 아닌 음창소의 역할이 아닐까한다. 지역의 음악이 좀 더 자연스럽게 지역으로 스미고 지역의 음악가들이 좀 더 편리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음악을 만드는 것을 돕는 기관이지 않은가. 그들은 지역 음악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기관임에 틀림이 없는데, 그들에게 지역의 음악가가 스스로 자신들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너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음창소에서 지금까지 해온 많은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지역의 음악가와 관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이러한 자료는 그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아카이브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아닐까 한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음창소가 음악의 창작과 관련한 기관인 것은 자명하지만 이러한 공연은 창작자뿐이 아닌 향유자의 권리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음창소도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일이고, 공연은 실연자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참여가 더욱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공연과 관련한 지원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른 지역의 음악가들에게도 지원이 가능한 구조가 되었으면 한다. 부산의 음악가가 다른 지역에 가서 하는 공연이 가능하다면 역으로 다른 지역의 음악가가 부산에 와서 하는 공연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번 공모에서는 이러한 지원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있다. 위에서 언급한 증빙과정 때문이다.

음창소와 같은 지역 기반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고, 지역 음악가들의 창작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활용에 있어 좀 더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면 그 효과는 몇 배 더 증대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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