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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러운 장르, 펑크를 기록한다는 것
'부산'스러운 장르, 펑크를 기록한다는 것
27. 평크의 부산스러움 DIE or DIY
  • 승인 2018.01.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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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음악잡지 뷰직페이퍼에는 눈에 띄는 코너가 참 많다. 공간이나 영화와 음악에 대한 소개, 자신이 어떻게 로컬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개, 혹은 재미만을 추구하는 코너도 있다. 다양한 코너들이 하나의 잡지로 묶이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주목해야하는 코너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펑크의 역사에서부터 부산의 펑크까지 다루는 코너 'DIE or D.I.Y(다이오얼다이)이다.

이 코너는 부산에서 절찬리에 활동하는 밴드 사이드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이수호가 쓰는 글이다. 혹자는 필자의 '외모 지상주의'가 반영되어 그를 편애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의 음악을 들어보거나 무대를 본 이는 그리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뷰직페이퍼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 지역의 음악을 기록하는 일에 가장 부합하는 코너를 그가 진행하는 것이다. 어찌 어여삐 여기지 않을 수가 있나.

이 코너는 자립의 형태를 가진 음악가들을 일컫는 인디라는 말 대신에 사용하는 DIY(Do It Yourself)가 펑크가 남긴 대표적인 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차용했고, 이를 강조하기 위해 '죽기 아니면 스스로!'라는 의미에서 앞에 DIE를 붙였다. 1970년대 영국의 섹스피스톨즈에서 시작한 그의 펑크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부산펑크의 역사를 다루기에 이르렀다. 그에게는 그가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 코너가 많은 이들이 읽고 각자에게 다양한 반응을 만들어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1990년대를 기억하고 그 당시에 가장 활발히 활동했던 선배들에게는 '지금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하는 자신들의 후배들이 걸어간 길을 알려주었고, 긴 시간 함께 하고 있지만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 외에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이들에게는 주변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 활동을 시작하게 된 후배들에게는 '우리의 선배들이 이러한 활동을 했었구나' 혹은 '이런 팀들이 있었구나'라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의 글이 낳은 여러 가지 반응들과 그들의 향수 혹은 드러난 흔적들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코너가 좀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가 뷰직페이퍼를 시작한 것이 기록되지 않고 사라져버린 지역의 음악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 이유였다면, 이제는 그 이유가 다시 이러한 글을 시도해야 하는 까닭이 되어버렸다.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던 과거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그대로 있었기에 외부로 표출할 수 있는 계기만 주어진다면 다시 현재에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코너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여겼었기에 가능성을 점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먼저 제안을 해주었기에 이 코너는 가능해졌다. 물론 이 주제가 펑크였기에 부산과 더욱더 잘어울린다 생각했다. 현재의 펑크는 가장 부산스러운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좀 더 다듬어서 지역의 역사를 정리하는 일에 겸해 지역의 음악가가 지역에서 자신의 활동을 정리하는 의미를 가지고 단행본으로 제작할 것이다. 이는 지역의 음악을 기록하는 일이기도 하고, 이것을 통해 지역의 음악가가 다른 기억을 끄집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이제 다음으로는 메탈을 시도해 볼까 한다. 누구 그때의 기억을 끄집어 낼 이가 없을까 찾으러 나서야겠다.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rapindru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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