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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리고…
'1987' 그리고…
  • 승인 2018.01.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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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어른이 퉁퉁 부은 눈으로 극장 문을 나섰다. 우리가 기억하는 삶이 포함된 영화라는 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영화를 보고 새해 안부도 나눌 겸 배우 김윤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나도 영화 보다 울고 인터뷰하다 울고 난리도 아닙니다. 이 작품이 저의 필모그래피에 오른 게 너무 기쁩니다'로 답이 왔다. 출연 배우건, 일반인이건 비슷한 시대를 살아 낸 사람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었다. 
 
영화 '1987'이 화제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 당국과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들 이야기다.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이 배경이지만 묘하게 2017년의 '촛불 혁명'이 오버랩 된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한두 가지가 걱정됐다. 제목처럼 과연 '1987년'에 걸맞은 영화일까?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2017년 개봉)에서야 '1987년'을 소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이다. 첫 번째 질문은 기우였다. 박종철에서 시작해 이한열로 이어지는 거대 역사만 있는 게 아니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작지만 태산 같은 용기를 낸 모든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두 번째 질문은 장준환 감독이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이 영화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면 좋겠다. 우리를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말로 어느 정도 해결됐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치고 빠지는 식으로 등장하는, 얼굴이 제법 알려진 배우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컸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지난해 '장미 대선'이 결정되기 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극비리에 진행됐지만 역할 상관없이 너도나도 나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 시절' 최루탄에 맞서 장렬히 싸우거나 '블랙리스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품을 함께하고, 촛불을 들고 차디찬 광장으로 나서는 국민들 마음도 결코 다르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중요한 것은 진실과 마주하는 용기다. 영화 속 등장인물 이부영(김의성 분)의 대사처럼 '진실은 감옥에 가두지 못한다'는 유효해야 한다. 30년 전의 역사를 오늘에 소환해 우리 사회가 화두로 삼듯, 30년 후엔 2017년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는 14일은 '6월 항쟁'을 촉발한 박종철의 서른한 번째 기일이다. 1987년 이후 해마다 돌아오지만 올해는 더 각별하다. 이제는 우리가 '촛불 정신'으로 화답할 차례다. 

김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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