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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카드 꺼낸 트럼프의 꼼수

12월에 들어서면서 거리 곳곳에 캐럴이 울려 퍼져 성탄절과 연말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기념일이지만 종교 구분 없이 세계인이 즐기는 연말 축제가 되었다. 

성경에는 예수가 태어난 날이 언제인지 기록되어 있지 않아 초기에는 1월 1일, 1월 6일, 3월 27일 등에 맞춰 예수 탄생을 축하했다고 한다. 그러다 12월 25일로 크리스마스가 고정된 것은 교황 율리우스 1세(재위 337~352) 때로, 이후 그리스도교 국가 전체에서 이날을 성대하게 기리게 되었다. 

해마다 성탄 트리를 점등하면서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성경 말씀을 떠올리지만 정작 성탄의 현장인 이스라엘은 평화와 거리가 멀다. 중동의 화약고인 그곳에서도 예루살렘이 대표적이다. 

BC 3000년대 말께에 세워진 이 도시는 처음에 우루살림이라 불렀는데,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름값을 하지 못한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쿠드스(신성한 도시)로도 불리는 이 도시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가 탄생한 공동의 성지라는 원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현재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이어서 국제법상으로는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니다. 1947년 영국의 통치를 받던 팔레스타인을 유엔이 유대인 국가, 아랍국가, 예루살렘 등 세 구역으로 나누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듬해 영국이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하면서 예루살렘의 서부를 장악한 이스라엘과 동부를 차지한 요르단, 팔레스타인이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1967년 전쟁에서는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국제사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행정수도인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세계의 이목이 예루살렘에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정작 이스라엘은 조용한데 미국이 이렇게 서두르고 나선 데에는 러시아 스캔들로 수세에 몰린 정국을 돌파해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속셈이 깔렸다는 분석도 공공연하게 나오는 판이다. 평화는커녕 화약고를 성탄 선물로 껴안게 된 예루살렘에도 캐럴은 울려 퍼지고 있을까. 

임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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