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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과 무기 구매, 방위비 분담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하고 떠났다. 동아시아 5개국 순방 일정 중 일본·중국은 물론 베트남과 필리핀마저도 2박3일씩인데 하필 우리나라만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대미외교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자아냈었다. 특히 첫 번째 방문국인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와 골프회동은 물론 4회에 걸친 식사 등 절정의 유대관계를 과시하여 우리를 더욱 불안케 했다. 하지만 일정을 마무리하고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냉정했다. 대일본 무역적자에 대한 강한 불만 표시였다.
  
우리도 미국과의 현안이 많다. 북핵 해결 방안, 한·미 FTA와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필요한 첨단무기 구매 등 일부는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도 있고 일부는 미국이 우리를 압박할 내용도 있다. 짧은 방한 기간이어서 한국만 왕따당하나 걱정했지만, 정상회담 공동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종합해 보면 일본에 비해 상당히 유연한 내용이라 협상을 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22번의 박수를 받은 국회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 역사상 가장 신사적인 연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경제 문제의 한·미 FTA 재협상 등은 문재인 대통령과 명확한 이견을 보이는 듯했지만, 일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부드러운 톤으로 짚고 넘어갔다. 북핵 해결 방안도 강한 압박을 전제로 했지만 평화적으로 하겠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번 방문의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대체 무슨 무기를 구매하길래 트럼프 대통령이 저렇게 한국이 수조 원의 무기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자랑할까 하는 부분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가 미사일방어체계다. PAC-3 요격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이나 EMP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이지스구축함 장착용 SM-3 요격미사일의 구매다. 그 정황은 이미 나왔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국내 개발 중인 요격미사일인 MSAM에 대해 예산이 아깝다고 한 부분이다. MSAM은 PAC-3 미사일과 요격 범위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핵추진잠수함이다. 현재 우리 군은 핵추진잠수함 국내 개발을 위한 타당성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10년 이내에 핵추진잠수함을 국내 건조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북한의 SLBM 완성이 눈앞에 있는 현실에 비춰 보면 시기가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은 물론 중고 도입과 임대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 북한의 이동식미사일 발사대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는 지상 감시 전략정찰기인 J-STARS의 도입도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무기는 우리 스스로 개발하기 힘들거나 우리가 갖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에 국방력 강화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문제는 방위비 분담금이다.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 2조 원 중 약 46%인 9300억 원을 2018년까지 내고, 2019년부터의 방위비 분담금은 다시 협상해야 한다. 현재 세계에서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 독일, 한국 순서다. 비용은 일본 50% 이상, 독일 18%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독일은 주변에 적국이 없음에도 5000억 원가량의 비용을 내고 있으니 불만스럽고, 미국 국민도 이제 러시아는 미국의 상대가 아닌데 수조 원의 비용을 들여 독일에 주둔하는 것이 불만스럽다. 그래서 NATO 해체론이 나온다. 미국이 소련과 패권 경쟁하던 냉전시대에는 전략적 요충지인 서독에 30만 명가량의 미군을 주둔시켜 소련과 경쟁했다. 서독은 그 덕분에 군사비를 절약하고 경제 재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 입장은 분명 독일과 다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상대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과거 서독을 능가하는 대체 불가의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방위비 분담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돈일 수도 있지만, 패권 경쟁 상대인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빌려 쓰고 있는 기지의 사용료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적대적인 군사전략을 세워 놓고 있는 지금, 베이징과 제일 가까운 한국은 미국에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이런 바뀐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위치의 이점을 명확히 인식하여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억제력으로 잘 활용하여 국익을 창출하길 기대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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