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오피니언 동서남북 오피니언
도화새우, 독도새우 중 크기가 가장 크고 빛깔이 고운


음식에도 사연이 없을 리 없다. 조선 후기 당쟁으로 날밤을 새우는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영조가 내놓은 음식이 탕평채다. 사색당파가 잘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흰색(서인), 붉은색(남인), 푸른색(동인), 검은색(북인) 음식의 조화를 꾀했다. 그래서 녹두묵의 푸르스름한 흰색, 볶은 쇠고기의 붉은색, 미나리의 푸른색, 석이버섯이나 김 가루의 검은색이 두루 섞인 탕평채가 출현한 것이다. 탕평채는 탕탕평평(蕩蕩平平)이라는 말에서 유래했고,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에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9년 미국을 방문한 영국 왕 조지 6세 부부를 맞아 백악관에서의 공식 만찬 대신 뉴욕 하이드파크에서 피크닉을 겸한 오찬을 가졌다. 오찬에 나온 음식은 핫도그와 맥주였다. 다음 날 '뉴욕타임스'에는 '영국 왕 조지 6세, 핫도그로 식사하다'가 대서 특필됐다. 핫도그를 대접한 것은 무례를 넘어 모욕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독일과의 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영국을 도와야 할 판이고 그러려면 미국인들이 영국 왕실을 가깝게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청와대가 25년 만에 국빈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만찬은 4개 코스로 이뤄졌다고 한다. △구황작물 소반 △거제도 가자미구이 △한우 갈비와 독도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돌솥밥 반상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와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 그런데 그만 독도새우에서 탈이 나고 말았다. 일본 언론은 "반일 만찬"이라 했고, 관방장관은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며 발끈했다. 청와대는 "위안부 문제와 한·일 역사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 달라는 의미"라며 굳이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독도새우는 독도 인근 해역 300~400m 정도의 깊은 바다에서만 서식하는 새우를 통칭하는 말로 닭새우, 꽃새우, 도화새우 등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청와대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는 복숭아꽃처럼 화려하고 곱게 생겼다는 도화새우다. 독도새우 중 크기가 가장 크고 빛깔이 고운 도화새우는 맛이 좋아 마리당 1만 5000원을 호가하며, 소금을 뿌려 먹으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고 한다. 한·일 양국의 고래 싸움에 동해의 외로운 섬 독도에 사는 독도새우 등이 터질 판이다. 

임성원 논설위원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많이 본 뉴스
주간 베스트 클릭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