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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나타난 '당구의 신(神)', 알고보니 밀양시청 공무원
혜성처럼 나타난 '당구의 신(神)', 알고보니 밀양시청 공무원
  • 승인 2017.11.0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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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공의 움직임은 회전에 의해 결정된다. 당구공이 쿠션과 충돌하면 입사각과 똑같은 각도로 튕겨 나간다. 하지만 당구공에 회전을 주게 되면 튕기는 각도와 속도가 달라진다. 이는 당구공이 쿠션과 충돌하는 순간 회전력에 의해 순방향 또는 역방향의 힘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끌어 치기, 밀어 치기, 찍어 치기 등 다양한 당구 기술들이 모두 공의 회전과 관계된다. '회전의 비밀'에 눈을 뜬 사람이야말로 당구의 고수라고나 할까.
 
아마추어들이 흔히 즐기는 '4구' 당구는 당구대 위에서 공 4개로 즐기는 게임이다. 최저 수지(핸디)가 30점이며 최고 수지는 2000점. 당구에 갓 입문한 사람의 수지는 30점이며, 동네 당구장에서 좀 친다고 하는 사람은 대개 200점 안팎이다. 300점 이상이면 고수라 할 만한다. 그럼 2000점은? 이는 '한 큐'에 '200번 득점에 성공할 만큼'의 실력임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10번 연달아 득점하는 것만 해도 어려운데, 200번 연속 득점은 상상을 초월한다. 바둑으로 치면 9단에 해당하는 게 당구의 2000점이다. 
 
살아 있는 '당구 명인'으로 통하는 양귀문 씨의 경우 1984년 한 큐에 1만 점을 쳐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현직 공무원 중에서 '당구의 신(神)'이라 할 만한 실력자가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열린 '2017년 코리아 당구왕 왕중왕전 4구 부문'에서 우승한 밀양시청 초동면사무소 주무관 이기범(33) 씨가 그 주인공. 이 씨의 수지는 2000점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이다. 특히 이날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기량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8강전 229-40, 4강전 274-60, 결승전 521-3의 성적이 말해주듯, 압도적이었다. 그는 특히 결승전 1이닝에서 521점의 하이런(한 큐에 계속해서 득점에 성공하는 것)을 기록해 관중들을 경악게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당구를 시작해 2년 만에 2000점에 도달했으나 결혼을 위해 당구를 접어야 했던 이 씨. 다시 큐를 잡은 지 6개월 만에 아마추어 1인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더 이상 당구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상금 500만 원을 성금으로 쾌척한 그는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했지만, 전화기 너머로 아직도 끓고 있는 젊은 시절의 꿈과 현실의 책무 사이에서 흔들리는 낌새가 전해왔다. 
               
윤현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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