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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너의 이웃이냐
누가 너의 이웃이냐
  • 승인 2017.10.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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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잘 만나야 삶이 편한 법이다. 지금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를 둘러보면 어떤가. 좋은 이웃은 고사하고 평범한 이웃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길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됐다. 사제와 종교지도자가 그냥 지나쳤다. 그를 여관에 뉘고 돈을 준 이는 유대인들이 경멸하는 사마리아인이었다. 이를 들은 예수는 "누가 이웃이냐"고 묻는다.
 
이웃의 기준은 공간이 아닌 시간이며, 좋은 이웃은 관계의 깊이를 나누어 가진다는 의미다.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나라로 북한 중국 일본을, 시간을 공유하는 나라로 미국과 러시아를 꼽을 수 있다. 좋은 이웃은 거리가 가까워서가 아니라 관계가 깊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앞에 열거한 나라 중에서 좋은 이웃 찾기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언제 우리나라와 관계의 깊이를 유지해 온 이웃 나라가 있었던가 의문이 든다. 

개인의 역량이 곧 국력이던 시절이 있었다. 한 예로 삼국지에 유비의 부인과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장판교를 건너 다시 적군 속으로 사라진 조자룡 이야기가 있다. 그는 검이 부러질 때마다 적군으로부터 헌 칼을 빼앗아 싸워 가며 유비의 가족을 구한다. 난세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조자룡 같은 장수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이웃 나라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동북아에서 전에 없었던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웃 간에도 서로 손가락질하며 닮아 가는 모양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끝내고 3연임 제한 조항에 막히자 측근에게 대통령 자리를 잠시 물려줬다가 다시 권좌에 오른 사실상의 '차르'다. 

집권 5년 차를 맞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적으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집권 당시만 해도 해외유학파 출신으로서 개방과 개혁노선을 취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개방의 여파로 북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하였다. 김정은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단함으로써 개혁을 버리고 선군정치의 길을 택하였다. 이 사건으로 김정은은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시진핑은 하루가 멀다하고 미국과 각을 세운다. 그의 목표는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군사·경제적으로 미국을 추월하는 일이다. 그 일을 진행하기 위해 스스로를 덩샤오핑과 마오쩌둥의 지위로 올려 놓았다. 덩샤오핑은 혁명 원로로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으면서도 후야오방이나 자오쯔양을 중용하였다. 그러나 시진핑의 방법은 과거와 판이하다. 시진핑은 이미 중국 공산당의 최고지도자인 총서기이며, 중앙군사위원회의 주석으로 군을 통수하고 있고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주석으로 당·정·군을 제도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최고 중의 최고 지도자다.

최근 동북아의 이웃을 향해 돌팔매질을 해 댄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다. 그는 23일 총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은 이번 총선의 핵심 공약 중 하나"라고 발언했다. 자위대의 합헌화가 머잖아 보인다. 

나라 간 관계는 외교관들에서부터 국가원수에 이르기까지의 활동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1년마다 물갈이되는 장관에다 상대국 입장에서 볼 때 낯익을 만하면 대통령이 바뀌는데 관계가 쌓여 좋은 이웃이 될리 만무하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이웃과의 관계 회복을 통한 긴장완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비웃듯 우경화를 향해 경쟁적으로 질주하는 양상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웃에 강도가 들자 서로 골목대장이 되고 싶은 욕구를 숨김 없이 드러낸 격이다.  

한반도가 안고 있는 전쟁 리스크에서 이웃 국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이웃 관계의 회복보다 자신의 입지 구축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노회하다. 집권 기간이 김정은 5년을 비롯해 대부분 10년에 이른다. 앞으로 북한 못지않게 이웃 국가들도 위협요소로 다가올 것이다. 강경화 외교장관을 비롯한 외교팀은 이웃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묘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상민 논설위원 ye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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