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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스티벌 2017
제로페스티벌 2017
흔하지 않아서 낯선, 그러나 매력적인 '서브컬처' 축제
  • 승인 2017.10.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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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부산대 앞에서 열린 '제로페스티벌 2017'. 김혜린 제공

지난 9월의 어느 목요일 부산대 앞 대학로에는 4차선 도로를 막아선 무대가 세워졌다. 부산에서 유일한 '서브컬처' 축제를 표방하는 제로페스티벌이 열린 것이다. 서브컬처라고 하면 하위문화, 대안문화 등으로 해석된다. 서브컬처는 흔히 보기 힘든데, 전체에서 차지하는 양이 매우 적기도 하고, 수면 위로 떠올라 마구 알려질 정도의 홍보를 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브컬처는 한번 본다면 쉽게 잊히지 않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예술향유자로서 한번은 꼭 해봄직한 경험이다. 그래서 제로페스티벌이 의미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것들을 모아서 한번에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의미로 공간의 특성이 있겠다. 부산대 대학로는 우리 현대사에서 청년들의 분화구였고, 그러하였기에 혁명의 상징이 되었다. 그 공간을 활용해 어떠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은 최근에는 극히 드문 일이 되었는데, 장소의 의미를 알든 모르든 관계없이 그 곳은 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 대학로를 활용하는 축제는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 이 공간은 예전 대학로의 모습이 아닌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입구 역할을 겸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공간 사용이 제약돼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에서 주최하는 이 축제는 2011년 부산독립예술제 '선인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고, 이듬해 제로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꿔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축제를 진행하면서 긍정과 부정의 다양한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평가들은 객관적인 수치나 명백한 근거 아래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구전되어 들려지는데, 재미난복수는 평가의 정당한 근거를 찾고 이를 반영해 매년 축제를 개선해야 하는 의무가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축제의 발전은 매우 더딜 것이고. 나아가 축제의 존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올해 제로페스티벌은 작년 도쿄에서 시작한 동아시아 문화활동가들의 축제 '노리미트'와 연계해 진행했다. 올해 노리미트는 서울에서 열렸는데, 여기에 방문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제로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무대에 오른 이들에게서 다양한 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낯설지만 신선한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노리미트의 분위기를 도쿄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겨온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다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진행한 것이 명백해보여도, 축제의 일관성이나 축제가 내건 슬로건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제로페스티벌이 의미가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나의 축제가 진행되면서 지역에서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그것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에게, 그것을 향유하는 지역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거기에 더해 제로페스티벌에는 서브컬처라는 장르, 부산대학교 대학로라는 공간의 의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이런 의미를 가진 축제가 7년을 지속했으므로, 앞으로 더욱 더 진지하고 진중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소중한 축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말이다.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rapindru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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