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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은 노동이다, 노동에는 반드시 '보상'이 필요하다
'창작'은 노동이다, 노동에는 반드시 '보상'이 필요하다
  • 승인 2017.09.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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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네 번에 걸쳐 예술과 노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필자가 꼭 이야기하고 싶은 두 가지는 예술가의 창작활동도 노동이라는 것과 그런 노동에는 반드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작은 노동이 아니라는 의견, 그렇기에 보상은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닌 때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예술인은 타고난 부자거나 그렇지 못하면 복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예술인복지가 사회안전망의 하나로 작동하는 것이지(다른 모든 사회복지와 마찬가지로) 모든 예술인을 복지의 대상으로 수혜를 받게 하는 것은 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예술가의 작품이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그러한 대가를 토대로 그들의 생활이 유지된다면 예술가의 활동이 노동이라는 주장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에서 작품은 상품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수많은 예술인이 있기에 예술가의 노동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손에 잡히지 않는, 비가시적인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많은 예술가들. 음악도, 공연예술도 마찬가지. 그리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대가를 지불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연결되지 못하고, 연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통로 또한 없다. 이런 악순환은 예술생태계를 파괴하고 종국에는 예술이라는 가치를 위협한다.

문화가 미래의 핵심산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문화강국이니 문화도시니 하는 이야기들이 넘친다. 이 문화의 핵심이 예술인데, 그 예술은 현재 시들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가 없음은 물론이고, 그 속의 생산자들은 점점 스스로에게, 속한 사회에 실망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국가의 기치 아래 '재능기부'라는 말이 큰 유행을 했었다. 도시재생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이 벽화그리기였다. 어느 마을의 담벼락에 그리는 그림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이 아닌 예술가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재능기부는 원래의 창작·노동 활동과 같은 수준의 결과를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 어느 누가 그들의 창작에 대가를 지불하게 할 수 있을까. 재능기부를 당당하게 요청해도 그들은 같은 결과물을 내놓는데 말이다.

자주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그 부러움이 그들에겐 살면서 돈이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예술 하는 이들은 모두 타고난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오래 전 친구들을 만나면 대부분은 필자인 나를 부러워한다. 일과 가정 모두에서 자유로워 보이기 때문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예술활동이 자유로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삶에도 고충이 있다는 점, 그런데 그 고충은 한국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누구나 느끼는 거라는 점, 거기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부산에서는 문화예술인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지역의 문화단체들이 연대해 진행했다. 첫 번째로 예술가의 인건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수많은 술자리에서 이미 오고간 이야기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모두에게 소리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진 게 참 다행이다. 이 자리를 시작으로 지역에서 예술가의 활동에 대한 그리고 그 대가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생겼으면….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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