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국의 충돌
인구 대국의 충돌
  • 승인 2017.08.25 09: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히말라야 봉우리들의 높이를 처음 측정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영국은 인도를 점령한 후, 다른 유럽 열강과는 달리 고고학, 인류학, 지리학 전문가를 식민지로 데려 갔다. 영국은 60년간 계속된 인도 대측량 사업을 통해 지도를 만들고, 히말라야 봉우리들의 높이를 측량했다. 인도 초대 측량부장관 조지 에베레스트의 이름을 딴 에베레스트도 이 과정에서 작명됐다. 1914년, 영국·인도·티베트(중국) 사이의 맥마흔 라인(McMahon Line)도 이 히말라야 산맥을 따라 그어졌다. 그러나 티베트와 영국 대표단은 맥마흔 라인 협상에 공식 서명했지만, 중국 대표단은 정식 서명은 하지 않고 이니셜만 남겼다. 티베트가 협상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는 14개국, 길이는 2만 2000㎞에 달한다. 가장 긴 국경선은 몽골, 다음이 러시아다. 인도와의 국경은 4000㎞가 넘지만, 중국은 인도·부탄과는 국경선을 획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청나라 때의 최대 영토를 기준으로, 인도는 맥마흔 라인을 기준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실질통제선(LAC)이 두 나라의 국경선을 대신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9만 ㎢를, 인도는 중국이 통치하는 카슈미르 악사이친 지역 3만 8000㎢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분쟁 면적이 남한 넓이보다 크다.

중국과 인도가 부탄과의 접경 지역에서 두 달 넘게 대치하고 있다. 중국은 둥랑, 인도는 도카라, 부탄은 도클람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영토 분쟁 이면에는 1959년 히말라야 준령을 넘어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도 있다. 최근 달라이 라마가 아루나찰 프라데시를 방문해 중국을 자극했다. 1962년 중국과 인도의 국경 전쟁 지역이었다. 세계 인구의 37%를 나눠 가진 두 인구 대국의 충돌에는 맥마흔 라인과 달라이 라마, 닭의 목(실리구리) 회랑의 전략적 가치 등 여러 실타래가 꼬여 있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전쟁에 앞서 게임 체인저(결정적 변수)로 파키스탄을 선택한 것이다. 파키스탄에 대한 압박은 중국과 파키스탄의 거리를 좁혀 두 인구 대국의 외교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를 두고 충돌 중이다. 탈레반이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한 국경 전쟁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춘우 편집위원 bombi@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비에스투데이(주)
  • 제호 비에스투데이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한국프레스센터 14층
  • 대표전화 02-734-8131
  • 팩스 02-734-7646
  • 등록번호 서울 아 03833
  • 등록일 2015-07-21
  • 발행일 2015-08-31
  • 발행인 안병길
  • 편집인 이주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홍규
  • Copyright © 2018 BSTODAY - 비에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bstoday.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