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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뷰직]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예술가는 노동자일까?
[인사이드 뷰직]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예술가는 노동자일까?
  • 승인 2017.08.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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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예술의 과정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이다. 유럽은 EU차원의 다양한 예술 관련 기구들이 있어, 분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동남아 국가들은 정부에서 예술과 문화에 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있어도 재정 지원을 하는 곳은 거의 없다. 지난해 방콕에서 일할 당시, 그곳 기획자들은 대부분 기업 스폰서에 의지해 공연이나 전시를 진행했다. 그런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훌륭하기도 했었다. 이에 비해 우리 사정은 좀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원 프로그램에는 많은 규정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인건비를 최대한 지양하도록 하는 것과 자부담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원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기획재정부의 '국고보조금 운영관리 지침'과 부산시의 '지방보조금 관리조례' 등이 있다.부산문화재단이 올해 배포한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의 안내서에 따르면 자체자금(자부담)의 경우 정산 의무를 면제했다. 이는 정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지, 자체 자금이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을 할 때 신청서에 기재하는 예산항목에는 자체자금이 포함된 금액을 기재하게 되어있다. 같은 자료에서 인건비 관련 항목을 살펴보면, '보조금 집행이 인정되지 않는 경비'에 대표적인 불가 사례로 상근직원의 인건비가 포함돼 있다.

보조금을 인건비로 쓸 수 없는 탓에 문화단체에서 상근직원을 고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고용을 했다면, 인건비를 사업 수익 혹은 자체 경비로 지급하라는 것이다. 수익이 매달 고정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는 걸 고려하면, 이런 항목은 보통 단체들이 자부담으로 처리한다. 그리고 많은 단체에서 인건비로 봐야 마땅한 예산을 사례비로 바꿔 책정한다. 편법이라기보다는 제시된 기준에 맞추기 위한 방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비용은 '인건비'가 맞다.

사례비와 인건비를 어떤 기준에 의해서 구분해야하는 것인지 필자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연속된 활동을 함께하는 사람에게는 인건비로 지급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를 아울러 사례비라 명한다. 그렇게 해야 지원금에서 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문화관련 프로젝트는 수익을 낼 수 없다. 개별 단체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불황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10년 가까이 살아왔고, 그 이전 10년도 불황이라 이야기했다. 아무도 문화에는 지출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고한 예술가지만, 고고함 뒤에는 빈곤함이 있다. 우리는 가난하다.

문화가 산업이 된 이후 많은 문화노동연구에서 보았듯, 문화는 노동집약 산업이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노동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다. 예술은 인간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이를 노동으로 치환하면 모든 예술가가 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예술가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모든 활동이 돈으로 치환돼야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시대와 함께하고 있다. 과연 예술가가 돈을 너무 밝히는 것일까. 


김혜린

뷰직페이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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