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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바다론과 선제공격' 해법 담은 '외교학 개론'
'불바다론과 선제공격' 해법 담은 '외교학 개론'
  • 승인 2017.08.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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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위기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두 번이나 시험 발사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일 NBC 방송에 출연한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과의 전쟁'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내달 1일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기 때문에 북한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이달 중에 국외로 퇴거하도록 요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의 수출을 차단하는 안보리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자 북한은 7일 정부 성명을 통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국에게 `천 백배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북한군 전략군사령부는 김정은이 결단만 하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괌을 포위사격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총참모부는 서울을 포함한 1, 3 야전군 지역의 모든 대상들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우리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8일 일본 각의를 통과한 2017년판 방위백서는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의 실현'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과 운용능력 향상을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미 국방정보국(DIA)도 지난달 말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는 비밀보고서를 완성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벌이는 거친 말싸움이 실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 외교와 군사적 행동은 완전히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으며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외교가 효과적이지 못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북미 어느 쪽도 군사적 행동을 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북한 핵개발의 궁극적인 목표가 체제 유지라고 한다면, 북한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미국을 선제공격해서 얻을 이익이 없다. 김정은이 예측불허의 인물이라 해도 그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도 자국과 동맹국의 사활적 이익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생각할 경우에만 군사력을 행사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군사력 행사가 사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다른 다양한 수단을 소진한 뒤의 마지막 수단이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선제공격이든 예방전쟁이든 미국이 군사행동을 취하려면 국민과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하며, 국제사회나 동맹국의 이해와 협력도 불가결하다. 

1962년 10월 소련이 쿠바에 공격용 미사일기지를 건설했던 것이 발각되면서 미소 간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케네디 대통령은 국민과 의회지도자에게 미국이 처한 상황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단결을 호소하면서 소련에 경고했다.


쿠바해상봉쇄의 법적 기반이 되었던 것도 미주기구(OAS)의 지지였으며 영국과 프랑스, 서독 이외에 소련이 핵탄두를 공수하지 못하도록 북아프리카의 기니와 세네갈이 소련 항공기의 착륙과 연료보급을 거부하게 했던 것도 당시 조치들의 든든한 뒷배경이 됐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3개월이 지났다.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실전배치를 위해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불투명하다. DIA는 북한 보유 핵탄두수를 최대 60발로 추산하고 있지만, 북한이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하거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미사일로 발사할 경우 사전에 발사 징후를 탐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이제 우리는 북한 핵과 사이좋게 동거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수도권은 북한의 볼모가 된 지 오래다. 북미 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은 경제난과 통상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북한은 현재 700~1천발 정도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서울은 물론 도쿄를 사정거리 내에 포함하는 노동급 미사일이 이중 45%에 달한다. 북한 정권이 비이성적이라고 가정한다면 최후단계에서 이것들을 사용할 것이라고 상정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어떻게 북한에 의한 핵물질 생산을 동결시킬지 묘안을 짜내야 한다. 또 탄도미사일의 수와 종류를 현상유지할 것이며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타국에 이전하지 않도록 할 것인가로 정책의 중점을 옮겨야 할 때다.


우리 정부가 나서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설득하고 인내를 갖고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야 한다. 외교 협상은 주고받기다. 무엇을 주고 얻을 것인가에 대한 검토와 협의부터 주변국들과 시작하자.

 


조진구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연구교수(도쿄대 법학박사, 국제정치 전공)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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