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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바이 러브', 해서는 안 될 사랑은 없다? 교도소장과 사랑에 빠진 여죄수
'다운 바이 러브', 해서는 안 될 사랑은 없다? 교도소장과 사랑에 빠진 여죄수
  • 승인 2017.08.0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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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두 여성의 강렬한 끌림과 사랑, 이별의 과정을 섬세하게 다룬 수작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 영화에서 여리고 순수한 '아델'을 연기했던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는 당시 이미 세계적 스타였던 레아 세이두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지구촌 영화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아델은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녀가 교도소장과 사랑에 빠지는 수감자 '안나'로 분한 '다운 바이 러브'는 멜로 장르에서 더욱 빛나는 그녀의 재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는 프랑스의 배우이자 각본가, 감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기욤 갈리엔'이 아델의 상대역을 맡았다. 초반부 안나가 둘의 사랑을 견인해 가는 것처럼, 아델의 매력이 중견배우 기욤에게 밀리지 않고 아슬한 남녀 관계의 균형을 잘 잡아나간다.

베르사유 교도소로 이감되어 온 지 얼마 안 된 안나는 시비를 거는 동료 수감자와의 폭행 사건으로 교도소장 '쟝'의 상담을 받는다. 처음부터 쟝의 다정한 모습에 끌렸던 안나는 그와 가까워지며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이십대의 꽃다운 시기를 수 년 째 교도소에 갇힌 채 보내고 있는 안나에게는 돌파구가 절실한 상태다. 안나는 감형 처분만을 기다리면서 한 줄기 빛을 쫓듯 쟝에게 빠져들고 쟝도 결국 그녀의 고백에 반응하고 만다.

그렇게 안나는 어느 순간 비평 수업을 통해 알게 된 그리스 신화의 '페드라'처럼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사랑의 당사자가 된다. 쟝은 수감자들과 거리를 두고 그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교도소장일 뿐 아니라 아내와 아이가 있는 유부남으로, 이들의 관계는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파국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는 안나가 쟝에게 고백하기 직전, 비평 교사의 대사를 빌어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걸 스스로 결정하는가?", "해서는 안 되는 사랑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지만 계속할 지는 결정할 수 있으며, 해서는 안 되는 사랑을 누가 결정하는지는 몰라도 결국 하게 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여기까지는 얼핏 사랑이란 명분에 대한 유럽 문화권의 관대함을 재확인시켜주는 작품인 것 같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안나와 쟝을 향한 영화의 시선은 냉정해진다. 단순히 보수적인 결말이 아니라 사랑의 열병 속에 감춰진 변덕스러운 속성에 대한 고찰이 있기에 귀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2011년 프랑스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에 대한 세부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3일 개봉.
 

 

 

 

 

윤성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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