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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德有所長 而形有所忘(덕유소장 이형유소망)..덕이 뛰어나면 외형은 잊어버리게 된다

#TV를 보다 보면 '대략난감'한 경우가 있다. 분명 30~40년 전에 세상을 풍미한 스타 여배우가 여전히 팽팽한 얼굴 모습을 드러낼 때 그렇다. 세월은 미인을 피해 가나?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얼굴은 그 얼굴이되, 그 얼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너무 팽팽하게 잡아당기다 보니, 표정연기가 영 어색하다. 활짝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부자연스러운 표정이다.

#수년 전에 모 방송국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일명 '선풍기아줌마' 사연이 소개돼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성형중독에 빠진 한 젊은 여성의 완전히 일그러진 얼굴 모습이 전파를 탔다. 잦은 무면허 성형의 부작용이었다. 얼굴 크기가 선풍기만 하다고 해서 '선풍기아줌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뒤늦게 후회하는 그녀의 원래 얼굴은 '보통', 그 이상이었다.

흔히 대한민국을 '성형공화국'이라 한다. 한국 여성들이 세계에서 성형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형수술이 최고의 졸업 및 입학 선물이 된 지도 오래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성형은 이제 연예인 등 특정 부류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 성형도 급증하고 있다.

<장자>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인기지리무신(절름발이이자 꼽추이자 언청이라는 뜻)이라는 사람이 위나라 영공에게 간언을 했더니, 영공은 그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그 후로 영공에겐 온전한 사람도 오히려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중략)그러므로 덕이 뛰어나면 외형은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잊어야 할 것은 안 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는다. 이를 일러 '정말로 잊어버림(誠忘(성망))'이라고 한다.'

'인기지리무신'의 우화는 내면을 온전히 갖추면 겉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미모지상주의에 빠져 미용성형 대국이 된 대한민국에 보내는 충고처럼 들린다.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사람일수록 내면은 텅 비어 있거나 자아 존중감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물론 아름다운 외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름다워지려 노력하는 것 자체는 매우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다만 외모에 대한 몰입 정도가 도를 지나치는 게 문제이다. 공자는 '회사후소(繪事後素)'를 말했다.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한다'는 뜻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어야 함을 비유한 말이다.

이제 새 대통령에 새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의 질적 변화가 요망된다. 외모에서 내면으로, 소유에서 존재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아집에서 관용으로!

 

 

 

 

 

 

 

 

 

 

윤현주 논설위원 ho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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